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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웃은 여전사, 파티 올해 끝? 내년 전망 '미지수' 금리인상 부담, 이자마진 축소…중소형사 타격 클 듯

이장준 기자공개 2021-05-11 07:32:16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올 들어 일제히 호실적을 거두며 방긋 웃었다. 다만 내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일부 나온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로 이자마진이 줄어든다. 여기에 이르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기 상황이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 캐피탈사는 레버리지배율 축소 등 수익성과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고 모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개 카드사 모두 실적 선방, 하반기부터 치열한 금리 경쟁 예고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는 모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을 개선했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년 새 1265억원에서 1681억원으로 늘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424억원, 138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년 전보다 73.4%, 23.4%씩 늘어난 수치다. 중소형사인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725억원, 7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캐피탈사도 마찬가지다. 1분기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609억원에 달했다. 1년 전 442억원보다 37.8%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캐피탈과 KB캐피탈의 1분기 순이익은 592억원, 54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8.6%, 36.8%씩 증가했다. JB우리·우리금융·BNK·DGB캐피탈 모두 1년 전보다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출처=각 사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자료

카드사의 경우 저마다 수익성 개선의 배경은 다르나 대체로 수익원 다각화가 바탕이 됐다. 지난해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올 들어서는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며 신용판매도 증가 추세다. 이에 따른 영업비용도 늘었으나 대손비용이 비교적 줄어들며 상쇄 효과를 냈다.

캐피탈사는 개인신용대출과 기업·투자금융 위주로 성장한 결과가 빛을 발했다. 은행권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오토금융 내에서도 신차 대신 중고차 할부금융 및 리스, 렌터카 등 고수익 자산을 늘린 영향도 반영됐다.

하지만 당장 올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대환대출 플랫폼이라는 악재가 등장한다. 여전사는 20%를 초과하는 금리가 적용되는 기존 대출 상품 차주들의 금리를 하향 조정키로 했다. 또 대환대출 온라인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대출 갈아타기가 용이해져 업체 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캐피탈사 레버리지 규제 강화 부담

내년부터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우선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 업계는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지난달 삼정KPMG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가맹점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에 돌입했다.

문제는 최근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추가로 수수료율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커졌다는 점이다. 우대 가맹점 범위도 넓어지며 이미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은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이번에도 가맹점 수수료율이 떨어진다면 신용판매에 포트폴리오가 치중된 중소형사는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사용액은 늘지만 수익은 그에 못 미치고 오히려 부가서비스 비용 증가가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카드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사업을 영위하려면 3년마다 수수료율을 떨어트리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 성장세인 캐피탈사도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 기준치를 기존 10배보다 보수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9배, 2025년 이후 8배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게 골자다.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할 경우 1배를 추가로 더 축소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도 예상된다. 2011년 3.2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5%로 떨어졌다. 2018년 잠시 25bp 상승했을 때를 제외하면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별도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그동안 수신금리가 하락하며 이득을 봤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는 경제 회복세에 따라 유동성 공급을 축소(테이퍼링)하고 내년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도 미국과 발맞춰 비슷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사의 조달금리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금융이 주축인 시절에는 자동찻값과 매출이 매년 올랐고 조달 코스트가 매년 떨어지며 가파르게 성장해왔다"며 "운용금리는 하반기부터 떨어지는데 내년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까지 증가하면 수익성은 악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회사가 튼튼한 캐피탈사의 경우 기업·투자금융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기업금융은 티켓 사이즈가 크기에 레버리지 규제에 부딪혀 충분한 증자 없이는 볼륨을 키울 수 없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중소형사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리스크가 크기에 전문 인력 영입도 필수적인데 이 역시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있는 대형사에 국한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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