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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이기심' 보이지 않는 팸텍 CB [thebell note]

조영갑 기자공개 2021-05-13 08:27:4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08: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사맨'의 분투를 다룬 드라마 미생. 원인터 영업 3팀 오상식 과장(이성민)은 내부고발자를 자처한다. 변곡점은 요르단 중고차 수출 건. 협력업체의 마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의아하게 여기고 뒷조사를 지시한다. 여기서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이상하단 말이야, (손익계산서에) 기업의 이기심이 전혀 보이지 않아” 결국 팀원 박 과장(김희원)이 중간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백마진(리베이트)을 챙긴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기업의 원동력은 건강한 이기심이다.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욕망, 이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는 회사를 움직이는 연료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큰 기업으로 발전하고자 발버둥치는 협력업체, 중소기업도 말할 나위가 없다. 이 때문에 매 결정이 투쟁이고 이기심의 발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팸텍’이라는 기업이 있다. 카메라 모듈 검사 및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에서는 인지도가 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근 각광 받는 ToF(Time of Flight) 칩 시장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2019년 매출액 300억원·영업이익 13억원, 지난해 매출액 386억원·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까지는 건강한 이기심과 욕망으로 무장한 평범한 기업의 모습이다.

그런데 사업보고서를 보다가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지난해 초 잇따라 발행한 1, 2회차 전환사채(CB) 관련 대목이다. 팸텍은 다수의 기관을 대상으로 CB(93만주)를 발행하고 40억원을 조달했다. 보통주 전환시 총주식의 23%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문제는 이 CB의 발행조건이 팸텍에 매우 불리하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은 예측컨대 자본시장 내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IPO 시 공모단가가 낮을 경우 △스팩상장을 할 경우 △1, 2회차 CB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할 경우 등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경우 등 보통주 전환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한마디로 기업(팸텍)의 이기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2대주주(박태오 부사장) 개인회사를 팸텍이 인수합병하지 못할 경우에도 리픽싱이 들어간다. 이중, 삼중의 ‘트랩’이 숨어 있는 모양새다.

왜 이렇게 설정했을까? 팸텍은 “당시 투자유치가 급했고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CB발행은 발행자와 인수자의 기싸움이다. ‘40억원’을 유치하기 위해 불리한 조건을 감내했고 그것이 실수였다는 이야기는 궁색하게 들린다. 금융권 차입 옵션도 있고 내부현금흐름도 있었다.

현재 팸텍은 IPO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CB 탓일 가능성이 크다. 저의와 배경은 그들만이 알고 있다. 다만 이기심의 균형추가 일방적으로 기울거나 무너지면 시장 참여자들은 의구심을 갖는다. 팸텍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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