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스팩19호, 역대 최대 공모액 경신...합병 결실 과제 공모액 800억→960억 증액…조단위 밸류 IPO기업 중 합병대상 물색
최석철 기자공개 2021-05-12 10:18: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스팩19호가 공모 과정에서 국내 스팩(SPAC)으로선 이례적으로 모집총액을 키웠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의 넉넉한 투심을 확인한 결과다. 국내 역대 상장 스팩 중 최대 공모 기록을 경신했다.이젠 국내 최초 유가증권시장 스팩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미국과 달리 소형 스팩이 대세가 된 국내 스팩시장에서 NH투자증권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42.62대 1...총납입금액 1160억
NH스팩19호가 11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모집총액이 800억원에서 960억원으로 확대됐다. 공모 증권수량을 4000만주에서 4800만주로 20% 늘린 결과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상 가능한 최대치까지 증액했다.
NH스팩19호는 2010년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 이후 11년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스팩이다. 이번에 모집총액을 늘리면서 역대 상장 스팩 중 최대 공모 기록도 새로 썼다. 기존에는 2010년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875억원)이 최대어였다.
앞서 지난 6~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42.62대 1로 집계됐다. 기관 대상 3000만주 모집에 15억3423만6000주의 주문이 들어왔다. 단순 경쟁률 수치로는 눈에 띄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스팩이 70억~100억원 규모의 소형 스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 열기라는 평가다.
일반청약자 배정물량도 1000만주에서 1200만주로 확대됐다. 최근 미국에서 스팩 투자 열기가 뜨거운 데다 11년만에 등장하는 스팩상장인 만큼 기관투자자의 뜨거운 투심 열기가 일반 청약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 청약은 11~12일 양일간 진행된다.
기발행주식과 NH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전환사채(CB) 등을 감안하면 NH스팩19호의 총납입금액은 1160억원까지 치솟는다. 공모 이전에 주당발행가액(또는 전환가액) 1000원에 발행된 주식 329만주와 전환사채 1671만주 등 총 2000만주를 감안한 결과다.
통상 IPO기업이 기업가치의 10~20%를 공모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 1조~2조원 규모의 기업도 충분히 합병을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NH스팩19호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추가로 수백억원 규모의 스팩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다음 행선지는 유가증권시장이 아닌 코스닥시장이 될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 스팩합병 1호 기록 도전...NH투자증권, 수수료만 19억
이번 NH스팩19호 상장으로 NH투자증권이 확보하게 되는 수수료만 19억2000만원에 달한다. 모집총액 확대로 기존 16억원에서 더욱 증가했다. 국내 최대 스팩 상장답게 웬만한 조단위 IPO 딜 수수료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확정지급액은 5억원이다. 나머지 14억2000만원은 합병성공 이후 지급되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추후 합병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문 수수료는 물론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합병대산을 물색하는 작업이다. 신속한 절차를 통해 코스피 입성을 꾀하는 후보군을 찾는 단계다.
현재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스팩합병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한 곳은 없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1호 등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채 청산됐다.
지금 당장은 공모시장이 뜨겁지만 이후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나면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와 리스크 없이 증시에 입성하고자 하는 IPO기업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모시장이 불안정해지자 NH투자증권의 스팩과 합병을 결정한 현대무벡스의 사례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스팩상장이 조단위 기업가치를 지난 유니콘 기업의 주요 상장 루트로 자리잡았다. 오히려 스팩 투자에 대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스팩합병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제도적으로 미국과 비교해 국내 시장에 규제가 더 타이트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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