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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독립계 GP 해부]벤처투자 태동 이끈 아주IB, PE부문 도약 시험대'빅딜 갈증' 바이아웃 발굴 예고…맨파워 경쟁력 주목

노아름 기자공개 2021-06-16 08:07:38

[편집자주]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현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이 태동한지 17년이 흘렀다. 대체투자 수요가 매년 증가하면서 운용사의 숫자와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대형 금융사들도 사업부 혹은 자회사 형태로 조직을 갖추고 PE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으나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독립계 GP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더벨은 금융·산업계열 GP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풀어야 할 숙제들을 하우스별로 상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그룹 계열 투자회사 아주IB투자는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1974년 국내 최초 VC로 설립돼 꾸준히 업력을 쌓아온 덕택이다.

VC 아성 못지않게 사모투자펀드(PE) 부문 또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주IB투자 PE부문에서 발굴한 알짜기업이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 낙점을 받는 등 투자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를 여럿 보유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PE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IB투자는 올해 16년차 중견 PEF 운용사다. 투자업계에서는 아주IB투자의 성과를 '맨파워'와 '조직력'으로 압축하는 분위기다.

◇PE부문 맨파워 기반, 탄탄한 조직력 눈길

아주IB투자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본부별 책임강화에 나섰다. 이번 조직개편은 벤처투자1본부와 2본부가 신설되는 등 주로 VC부문 변화가 컸다. PE의 경우 PE투자부문 김태승 투자이사가 상무로 승진해 본부장에 임명됐다.

미래에셋대우와 딜로이트안진을 거친 김 본부장은 2015년 아주IB투자에 입사해 현재 핵심운용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 아주좋은2호PEF의 핵심 운용역이다. 산업용 스마트기기 제조사 포인트모바일을 투자처로 발굴한 주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후 포인트모바일 기업가치 제고 작업은 최용진 PE투자부문장의 공이 컸다는 게 투자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아마존과 포인트모바일 신주인수권 매입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중간다리를 놓은 최 부문장 역할이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새삼 주목받았던 바 있다.

최 부문장은 1999년 아주기술투자 시절 합류한 터줏대감이다. 아주IB투자는 최 부문장이 주축이 돼 PE부문이 안고 있던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특히 수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공동 운용사(Co-GP) 펀드 위주 운용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앞서 아주IB투자는 여러 파트너사와 합을 맞추며 강소기업을 발굴해왔다. 2011년 나우IB캐피탈과 800억원 규모로 조성했던 아주IB-나우그로쓰캐피탈PEF를 통해서는 가온미디어, 삼강엠앤티, 나라케이아이씨, JYP, KJ프리텍 등의 기업에 투자했다.

같은해 대신증권·대신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 조성한 KoFc대신-아주IB그로쓰챔프2010의7호PEF(1000억원)을 통해서는 에스피지(SPG)를 비롯해 LIG넥스원, 동성하이켐, 테크윙 등에 투자했다.

이후 최근 5년여 간 아주IB투자 PE부문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폈다. △2016년 테이팩스 경영권 지분 인수 △2017년 첫 단독GP 블라인드펀드 아주좋은PEF 결성 등으로 해묵은 과제를 완수한 덕택이다.

공업용 테이프 제조사 테이팩스는 아주IB투자의 첫 바이아웃 딜이다. 아주IB투자는 한솔케미칼과 컨소시엄을 맺고 테이팩스 경영권을 2016년 1250억원에 매입했다. 운용사의 투자 비히클로는 2014년 NH투자증권PE와 공동 결성한 NH-아주IB 중소중견그로쓰2013PEF이 활용됐다. SK매직(옛 동양매직)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던 펀드이기도 하다.

이후 2017년에는 2500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 아주좋은PEF를 결성했다. △드림텍(2017년 7월·150억원) △야놀자(2017년 12월·529억원) △포인트모바일(2018년 1월·140억원) △트윔(2018년 3월·200억원) 등에 투자한 뒤 드라이파우더가 모두 소진됐다. 지난해에는 1700억원 규모의 아주좋은2호PEF 결성까지 마무리했다.


◇바이아웃 딜 발굴 박차…중대형 하우스 발돋움

주로 소수지분 투자에 집중력을 보여 온 아주IB투자는 하우스를 대표할 만한 ‘빅딜’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도 남다르다. 내부적으로도 중대형 딜 발굴에 대한 갈증이 이어져왔다고 전해진다.

우선 예상되는 행보는 아주좋은PEF2호를 통한 투자활동 다변화 모색이다. 그 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강소기업을 비롯해 소비재, 모바일서비스, 컨텐츠 부문에 우선 집중해왔지만 투자 저변을 넓혀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아주IB투자의 청사진과도 맞닿아 있다. 아주IB투자는 아주좋은PEF2호를 통해 바이아웃 딜과 세컨더리(Secondary) 투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경우 구성원들의 폭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 파이프라인을 적극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산업계 PEF 운용사가 갖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 갈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특정 산업군에서 사업활동을 활발히 벌여오는 그룹집단 내 투자회사는 투자활동 보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다. 예컨대 계열사가 영위하는 주요기업의 경쟁사 혹은 전·후방산업 밸류체인에 속한 회사는 투자 검토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GP가 모기업 네트워크 활용이나 블라인드펀드 GP커밋을 비롯한 자금지원 등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계열사 사업현황을 감안해 투자활동을 이어가야해 제약도 만만찮다”며 “때문에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처를 검토하는 형태로 차별화를 모색해가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아주산업을 최대주주(63.47%)로 두고 있는 아주IB투자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특히 아주IB투자는 지난해 연말기준 VC부문 운용자산(9750억원)에 비해 PE부문 운용자산(7200억원)이 밑도는 등 양대 주축 간 편차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PE부문이 보여줄 행보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해외 거점국가에 마련해 둔 오피스 활용법도 주목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아주IB투자가 미국 보스턴 지사 솔라스타벤처스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유망기업 발굴 등 하우스 내 가용자원을 활용한 시너지 모색을 시도해 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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