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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나홀로 사내이사' 홍원식 전 회장 거취는 '모친·장남' 사임 속 등기임원 잔류, 한앤컴퍼니와 속전속결 매각 협상

김선호 기자공개 2021-05-31 08:31:42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될 예정인 가운데 아직 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는 홍원식 전 회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불가리스 논란으로 오너일가가 이사회를 떠났지만 유일하게 홍 전 회장만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남양유업 본사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홍 전 회장은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머리를 숙이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홍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모친인 지송죽 씨와 장남 홍진석 상무도 등기임원에서 사임한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점은 홍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등기임원인 이사회 사내이사로 잔류한 대목이다. 또한 남양유업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해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임원이 아닌 부장급이 위원장을 맡아 쇄신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다.

기존 남양유업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가운데 이광범 전 대표에 이어 홍 전 회장의 모친과 장남이 사임을 했다. 이를 보면 홍 회장은 유일한 사내이사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홍 전 회장으로서는 이사회를 통해 지배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사회적 시선과 외부의 압박은 예상보다 더욱 거세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는 남양유업을 한앤컴퍼니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남양유업은 최근 홍 전 회장을 비롯해 부인 이운경 씨와 손자 홍승의 군이 보유한 지분을 3107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수인은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다. 남양유업이 설립된지 57년 만에 홍 씨 일가에서 사모펀드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셈이다.

다만 홍 전 회장의 동생 홍명식 씨가 보유한 0.45%의 지분은 양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53.08%이지만 동생 지분이 빠지면서 한앤컴퍼니는 지분 52.63%에 해당하는 37만8938주만을 넘겨받게 됐다.

명식 씨가 보유한 지분이 많지 않지만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주주로서 권리를 유지했다. 이러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홍 전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동생 명식 씨는 주주 자격으로 남양유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

업계는 홍 전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지 얼마되지 않아 속전속결로 매각이 추진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의 잇단 악재와 논란 속에 굳건히 지켰던 지배력을 일순간 포기하는 데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파킹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전 회장으로는 불가피하게 지분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지만 향후 재인수를 염두해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홍 전 회장의 남양유업 이사회 존속 여부는 이러한 논란을 불식할 수 있는 재료로 여겨진다. 홍 전 회장이 지분 매각 이후에도 이사회에 남을 경우 한앤컴퍼니 측과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의 모친과 장남은 이전 발표와 같이 사임을 했고 서류 상으로는 절차가 남아 있어 이름만 남아 있는 상태”라며 “아직 이사회 사내이사인 등기임원으로는 홍 전 회장이 유일하게 등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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