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환골탈태' 롯데물산, 공모채 1.1조 수요...ESG로 투심 공략총 1조750억 주문, 최대 4000억 증액 검토…연기금 물량 뒷받침
오찬미 기자공개 2021-06-07 13:47:0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물산(AA-, 안정적)이 공모채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수요를 확보했다. 모집액의 5배를 웃도는 투심을 이끌어내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 친화적인 금리를 제시하고 공모 물량 전체를 ESG채권으로 발행하면서 기관 투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발행 직전 계열 보유 부동산 지분을 양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지만 오히려 안정적인 자산 가치로 시장 신뢰를 쌓았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는 임대사업자의 안정성도 부각됐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 빅 이슈어로 '발돋움' 하나
IB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이날 공모채 2000억원 발행을 위해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총 1조75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만기구조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3·5년물로 구성했다. 3년물은 1500억원 모집에 630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5년물은 500억원 모집에 4450억원의 신청이 들어왔다.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총 5곳의 대형 IB가 대표 주관을 맡아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롯데물산이 발행 직전 대규모 자금 집행 계획을 밝히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수요예측 결과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롯데물산의 시장 지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롯데물산은 2013년 공모 회사채에서 미매각을 겪고 7년간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던 이슈어다.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대규모 재무 부담이 가중되자 수요예측은 부담이었다.
하지만 7년만에 가파른 성장궤도를 그렸다. 2014년 롯데월드몰 개장과 2017년 롯데월드타워 개장 후 꾸준히 분양 및 임대 매출이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세웠다. 지난해 복귀전 역시 '오버부킹'으로 마무리했다. 3·5년물 총 1100억원 모집에서 48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올해는 연기금을 비롯해 자산운용사가 '큰 손'으로 들어와 투심을 휘어잡았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함께 ESG 녹색채권 발행과 금리 메리트를 잘 공략한 점이 시장 눈높이를 정확히 맞췄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등급 내에서도 롯데물산은 투자자의 니즈를 잘 공략해 대규모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며 "힘들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부동산 자산도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물산은 공모채 발행이 적었던 이슈어인데, 이번에 작년 대비 물량을 늘렸는데도 결과가 잘 나와서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탄탄한 수요, 금리 '확' 낮췄다…5년물에도 폭발적 '관심'
수요가 탄탄히 모집되면서 결과적으로 금리가 크게 줄었다. 3년물은 모집액(1500억원) 기준 개별 민평 대비 -7bp 낮은 수준에 금리가 마감됐다. 5년물은 모집액(500억원) 기준 개변 민평 대비 -21bp 낮은 수준에 금리를 확정했다.
롯데물산의 개별 민평 금리가 지난 2일 기준 3년물 1.810%, 5년물 2.595%에 형성돼 이를 감안하면 각각 1.703%, 2.385%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해도 역시 금리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3년물은 1600억원까지도 개별 민평 대비 -7bp 낮게 수요가 모집됐고, 5년물은 2300억원까지도 개별 민평보다 금리를 낮은 수준에 마감할 수 있었다.
장기물을 주저했지만 5년물에 4000억원 이상의 주문이 몰린 점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물산은 이번에 7년물 발행도 일부 검토했으나 시장 분위기와 금리 부담을 감안해 발행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그러나 작년에 5년물에 1200억원 수요만 모집됐던 것 대비, 이번에는 5년물에서 총 4450억원의 주문이 채워졌다. 롯데물산이 매년 1200억원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면서 장기물 투심이 살아 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물산은 이번 발행 자금을 롯데월드타워·월드몰 소유권 지분 확보 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롯데물산이 롯데쇼핑, 호텔롯데가 보유하던 지분 각각 15%, 10%를 총 1조385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 지분 취득에 약 8313억원, 호텔롯데 지분 취득에 약 5117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게 됐다. 이번에 공모채로 조달하는 2000억원도 자산 양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2021년 3월말 기준 롯데홀딩스(60.1%), 일본주식회사 L제3투자회사(5.25%), 호텔롯데(32,83%)를 비롯한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조155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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