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주류업 3사3색]오비맥주, 왕좌 수성 키워드는 '수제맥주+혁신'③작년 매출 14년만에 감소, 인프라·전문성 기반 신사업 본격화
김은 기자공개 2021-06-09 08:16:54
[편집자주]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은 주류업계에 큰 위기로 번졌다. 회식 등이 사라지면서 밤 늦도록 유흥업소나 식당에 모여 마시던 한국의 주류문화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집에서 혼자 마시는 '홈술족'이 늘어나고 인기 주종이던 '소맥'은 '수제맥주'나 '와인'으로 대체됐다. 주요판로도 식당에서 편의점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는 이를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사라질 일시적 현상이 아닌 이미 안착한 하나의 트렌드로 보고 있다. 변화된 일상과 문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주류업계의 변신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로부터 맥주 시장 1위 왕좌를 탈환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오비(OB) 브랜드를 포기하고 '카스' 에 집중하며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덕에 현재까지 국민 맥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그러나 2019년 초부터 하이트진로가 새롭게 출시한 '테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면서 최근 맥주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발생하면서 오비맥주는 지난해 역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올해는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그간 쌓아온 양조기술과 전문 인력 등을 바탕으로 수제맥주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카테고리 확대와 맞물려 한맥과 올뉴카스 등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011년 맥주시장 1위 탈환, '테라' 반격에 점유율 하락 불가피
오비맥주는 1990년대 초반 당시 시장 점유율이 60~70%에 달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비열처리 맥주인 '하이트(HITE)'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에 진로와 미국 쿠어스사가 합작해 설립된 진로쿠어스가 1994년 6월 비열처리 맥주 '카스(Cass)'를 출시하며 공세를 가하자 고심이 깊어졌다.
이에 오비맥주는 1999년 진로쿠어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카스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맥주시장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2000년대 들어 하이트진로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자 오비맥주는 2005년 '오비(OB)' 브랜드를 포기하고 카스를 앞세우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힘입어 2011년 전국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2013년에는 점유율 60%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으며 이후 현재까지 10년 넘게 왕좌를 지켜오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초부터 하이트진로가 새롭게 출시한 테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면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가정용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갔으나 업소용시장에서 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발생하면서 지난해에는 14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3529억원, 영업이익 409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3%, 28% 감소했다. 순이익은 1600억원으로 전년대비 41.7%나 감소했다.
2위 하이트진로와 점유율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은 발포주 포함시 오비맥주가 49.5%, 하이트진로가 32.9%를 각각 기록했다. 2018년 하이트진로가 20% 초반 점유율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올해 1분기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의 경우 그간 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감사보고서를 통한 연간 실적만을 공개했다. 그러다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AB인베브가 동아시아지역을 묶어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실적 추정이 가능하게 됐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버드아이저 APAC(Budweiser Brewing Co APAC Ltd)는 지역별 구분에서 국내 매출액은 일본, 뉴질랜드 지역 매출과 함께 동아시아(APAC East)부문에 포함돼 있다. 동아시아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경우 22%가량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유흥업소 등의 영업 중단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경쟁사의 신제품이 흥행하면서 이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 수제맥주 브랜드 KBC 출범, 27년 만에 카스 리뉴얼 '혁신'
이에 오비맥주는 올해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 공장 등 기존 제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수제맥주'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는 장기적인 수익 창출과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조치다.
이 일환으로 이달 새로운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래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출시했다. 오비맥주 내 신사업팀인 '크래프트 & 스페셜티즈'는 KBC 브랜드 아래 다양한 협업 수제맥주 개발 및 국내 수제 맥주 제품 다양성 확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달 국내 편의점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협업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KBC브랜드는 타사의 레시피를 활용하거나 타 제조사 제품을 대리생산하는 위탁 양조(OEM) 방식과 달리 수제 맥주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해 부가가치를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앞서 자회사 ZX벤처스 코리아를 통해 수제 맥주 사업을 진행 중이다. ZX벤처스는 모기업인 버드아이저 APAC가 국가별 수제 맥주와 기타 신사업을 위해 별도로 두는 법인이다. ZX벤처스 코리아를 통한 수제맥주 시장 직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카스 맥주를 27년만에 리뉴얼한 '올 뉴 카스’(All New Cass)'와 '한맥' 등 혁신 제품 판매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 뉴 카스는 병과 페트 상품의 용기를 기존 갈색에서 투명 재질로 바꿨으며 원재료, 공법 등 맥주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 등은 오비맥주가 새롭게 선보인 혁신으로 꼽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카스'와 '한맥'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시장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해나가기 위해 집중할 방침"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양조 기술과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이종 브랜드 및 수제 맥주 전문가들과 협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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