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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한라, BBB+로 수요예측 시험대…사상 첫 완판 관심사국고채 금리 스프레드 340bp…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대규모 수요 예상

강철 기자공개 2021-06-11 12:54:2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 계열 건설사인 ㈜한라가 4년 6개월만에 공모채 수요예측 시험대에 오른다. BBB+라는 하이일드(high yield) 등급 리스크를 극복하며 사상 첫 완판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금리 메리트와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열풍을 거론하며 ㈜한라가 손쉽게 완판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BBB 등급 회사채라면 무조건 매입하고 보는 기조는 대규모 오버부킹에 대한 기대감까지 갖게 만든다.

◇4년 6개월만에 기관 투심 파악

㈜한라는 오는 14일 129회차 회사채의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2년물 300억원에 대해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수요예측에서 300억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6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한다.

발행 업무는 키움증권 인수금융2팀과 한화투자증권 기업금융1팀이 총괄한다. 양사 실무진은 대표 주관 계약을 맺은 지난달 26일부터 약 2주에 걸쳐 기업 실사와 사전 마케팅을 병행했다. 두 증권사 외에 한양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이번 2년물은 ㈜한라가 2017년 1월 이후 4년 6개월만에 발행하는 공모채다. 4년 반 전에는 1년짜리 단기물로 500억원을 조달해 기업어음(CP) 상환, 자재 매입, 외주사 대금 지급 등에 투입했다. 이번에 대표 주관을 맡은 한화투자증권이 당시 발행 업무를 총괄했다.

4년 6개월만에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다.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전자단기사채 200억원과 내년 5월 갚아야 하는 자산유동화 대출 14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원활한 상환을 위해서는 가급적 증액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BBB+,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개선되고 있는 실적과 재무구조를 감안해 저번 발행 때보다 한 노치(notch) 높은 등급을 제시했다. 다만 여전히 하이일드 등급이라는 점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라는 그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2012년 9월과 2017년 1월 6%가 넘는 고금리를 앞세워 기관의 매입 의사를 타진했으나 모두 목표액 모집에 실패했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300억원이 넘는 주문을 모으면 설립 후 처음으로 완판에 성공한다.

㈜한라 주요 재무 지표 <출처 : 나이스신용평가>

◇"공모주 위해 BBB 회사채 무조건 담는다"

㈜한라는 이번 공모채의 가산금리 기준을 BBB+ 등급 민평수익률로 잡았다. 장기간 공모채 미발행으로 개별 민평이 사실상 소멸된 점을 감안해 등급 민평수익률을 프라이싱 기준으로 설정했다. ㈜두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양 등 올해 등급 민평금리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BBB+ 발행사의 사례도 참고했다.

지난 8일 기준 BBB+ 2년물의 등급 민평금리는 4.43%다. 같은날 BBB+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약 340bp다. 시장에선 이러한 압도적인 금리 메리트가 리테일 수요자의 투자 심리를 세게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BBB 등급 회사채를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담아야 하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 펀드가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기 위해서는 전체 결성액의 45% 이상을 BBB 회사채와 코넥스 주식으로 채워야 한다.

올해 공모주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 조단위 대어가 줄줄이 시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춰 공모주를 한주라도 더 가져가기 위한 자산운용사의 하이일드 펀드 결성도 대거 증가하는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채 시장에서 BBB 등급 물량이 원체 귀하다 보니 종목이 하나 나올 때마다 치열한 매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두달 후에 수요예측을 하는 BBB 회사채마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BBB 등급 회사채라면 펀더멘탈에 상관없이 무조건 매입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한라가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간파하고 자신감 있게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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