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LX' 간판, 상표권 수익 기대감 하반기부터 5곳 모두 새 이름 달 듯...상표권 사용료 수취 위해 속도전
조은아 기자공개 2021-06-15 10:29:1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 아래 편입된 회사들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한동안 기존 사명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LX홀딩스가 출범한 지 두 달 만에 사명 변경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사명을 바꾸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LX홀딩스가 상표권 사용료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순이익 기준의 배당보다 한층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LX홀딩스 아래 편입된 계열사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 등 모두 5개다. 이 가운데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25일 사명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 LG상사는 LX인터내셔널,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으로 각각 바꾼다.
LG MMA와 판토스 역시 조만간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5곳 모두 하반기부터는 새로운 사명을 쓴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회사는 상장사가 아니라 주주총회 일정 등이 공시되지는 않았다.
재계는 이례적으로 빠른 사명 변경에 주목하고 있다. LG그룹의 인지도 등을 고려해 당분간 현재의 이름을 유지하고 서서히 바꿀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GS그룹의 경우 GS홀딩스(현 ㈜GS)가 2004년 7월1일 출범했고 GS칼텍스 등의 사명 변경이 이듬해 3월 이뤄졌다. 당시 GS홀딩스가 출범한 뒤에도 한동안 ‘한 지붕 두 지주’ 체제가 이어졌다.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의 지분 정리가 모두 끝난 뒤 GS그룹이 완전히 독립했고 이 때 사명도 바꿨다. LG칼텍스정유는 GS칼텍스로, LG홈쇼핑과 LG유통, LG건설은 각각 GS홈쇼핑과 GS리테일, GS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GS그룹의 경우 계열분리 승인까지 받은 뒤 사명 변경이 이뤄졌다면 LX그룹은 아직 지분 정리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부터 신속하게 바꾸고 있는 셈이다.
LX그룹이 사명 변경을 서두르는 이유는 상표권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LX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다. 다른 순수 지주회사와 마찬가지로 배당, 상표권, 임대료 수익이 주 수익원이다.
다만 LX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이 없어 임대료 수익은 거둘 수 없다. 과거 GS그룹이 분리될 당시에는 GS홀딩스가 역삼동 강남타워(현 GS타워)를 들고 나왔다. GS홀딩스는 출범 직후부터 연간 200억~30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 수익을 거뒀다. 반면 LX홀딩스는 오히려 ㈜LG에 임대료를 내야 한다. LX홀딩스가 입주한 LG광화문빌딩이 ㈜LG 소유이기 때문이다.
현재 LG상사는 LG트윈타워와 LG광화문빌딩, LG하우시스는 LG트윈타워와 LG서울역빌딩, LG MMA는 LG서울역빌딩, 판토스는 LG트윈타워와 LG광화문빌딩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4개 회사가 지난해 ㈜LG에 지불한 임대료 합계(환산임대료)는 200억원에 이른다.
이들 회사는 현재 ㈜LG와 상표권 계약도 맺고 있다. ㈜LG는 2019년 말 상장사를 포함한 10여 곳의 계열사와 상표권 사용 수익 계약을 체결했다. 각 계열사는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나머지의 0.2%(비상장사는 0.1~0.2%)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표권 사용료로 책정해 ㈜LG에 납부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다.
예를 들면 LG상사는 2019년 말 계약 체결 당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82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내기로 했다. LG상사의 예상 매출을 추산해 잡은 수치였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새 이름을 쓰는 만큼 계약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언제부터 LX홀딩스가 상표권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보통 지주사들이 상표권 사용료를 받을 때 매출의 0.2% 안팎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그만한 사용료를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를 놓고 계열사들의 합의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우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새로운 이름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그 뒤 계열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브랜드 사용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X홀딩스는 그룹 이름과 CI(기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출범 당시 지면 광고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배당의 경우 올해 배당은 ㈜LG가 가져간다. 배당기준일이 2020년 12월31일로 LX홀딩스 출범 전이기 때문이다. LG상사는 올해 주당 40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전년과 비교해 100원(33%) 늘었다. LG하우시스는 보통주 주당 300원, 우선주 주당 3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LX홀딩스는 직원 수 40~50명으로 이뤄졌다. 그룹 규모와 비교하면 지주사 규모가 상당한 편인 만큼 조직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의 경우 재계순위 7위 GS그룹의 지주사지만 임직원 수가 40명 수준으로 LX홀딩스와 큰 차이가 없다. LX그룹의 재계 순위는 50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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