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에이디칩스, '관리종목 지정 위험' 악재 뚫나②'3년 연속 손실' 올해 적자 시 사유 해당, 비용 절감 사활
박창현 기자공개 2021-06-18 09:29:1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디칩스가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했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적자가 지속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다. 2017년에 가까스로 관리종목에서 탈피했지만 다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에이디칩스는 이번 유상증자 대금을 활용해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너무도 명확한 투자 위험 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주주 설득 여부가 이번 유증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디칩스는 24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8월 초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30일이다. 유증 주관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에이디칩스는 유증 유입 자금으로 경기도 포천에 신축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각지에 흩어져있는 냉장고 생산 공장과 창고를 한곳에 모아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계산이다. 생산시설 집중화를 통해 불필요한 관리비와 운반비,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유증은 철저하게 비용 관리와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 에이디칩스가 처해 있는 현실을 살펴보면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에이디칩스의 수익성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존 반도체 사업이 2012년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가시밭길이 시작됐다. 주력인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자체는 급성장했지만 단순 패키징과 유통 사업만 영위하고 있던 탓에 이익이 남지 않았다.
그로 인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영업손실(개별)이 발생했고, 곧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에이디칩스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대주주가 바뀌고, 업소용 냉장고 제조 사업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 냉장고 전문제조 기업 '케이앤씨코리아'까지 인수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인수 첫해인 2016년에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관리종목 족쇄를 풀었다. 하지만 다시 2018년부터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고, 지난해까지 그 기조가 이어졌다. 벌써 3년 연속 적자다.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28조에 따라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 또 한번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 종목 지정 후 다음 해에 또 손실이 나면 상장폐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에이디칩스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미 한 차례 관리종목에 지정된 전과가 있었던 탓에 추가 지정 시 그 후폭풍이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주배정 유증 카드를 꺼낸 것도 마지막 승부수라는 게 대다수 평가다. 유증은 기본적으로 주주에게 손을 벌려서 곳간을 채우는 재무 활동이다. 적자가 지속된 상황이라면 명분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적자 사업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종잣돈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에이디칩스는 공장 신축 외에도 공정 변경과 각종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올해 수익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전사적으로 이익이 나는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에이디칩스의 수익성 확보 노력에 대해 주주들이 어떤 평가와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기업 명운과 유증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디칩스가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를 감내하고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주주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 매력도를 부각하는 IR 역량이 유증 흥행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