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채비' 에이블씨엔씨, '조정열→김유진' 대표 교체 '채널개편·브랜드 다각화' 실적회복 기대, 최대주주 IMM PE "엑시트 가능성 충분"
김선호 기자공개 2021-06-24 07:59:4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Able C&C)가 잇따른 대표 교체 끝에 드디어 매각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주주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신임 대표로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낙점한 이유다.최근 에이블씨엔씨는 조정열 전 대표에서 김 대표로 대표가 교체됐다고 공시했다. 조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을 사임함에 따른 조치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김 대표가 지난해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에프앤비 매각을 주도했던 주역이라는 점이다.
IMM PE는 2017년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이후 대표를 수차례 변경했다. 먼저 2017년 창업주 서영필 전 대표에서 에이블씨엔씨 내부 출신 이광열 전 대표로 교체됐다. 이후 이 전 대표에서 정일부 전 대표, 이세훈 전 대표, 이해준 전 대표, 조 전 대표로 변경됐다.
에이블씨엔씨가 IMM PE 품에 안긴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기 시작한 건 LG생활건강 출신의 이세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단독 대표체제가 구축된 2018년부터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외부의 화장품 사업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 체질 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이세훈 전 대표의 성과가 기대를 밑돌면서 2018년 8월 이해준 전 대표가 에이블씨엔씨에 새로 합류했다. 이세훈 전 대표는 주력 브랜드인 미샤의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향후 2년 동안 2300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를 자신했지만 이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세훈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이해준 전 대표는 IMM PE 투자3부문 대표였다. 이해준 전 대표가 단독으로 대표를 맡는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고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초 조 전 대표를 새로 맞이했다. 조 전 대표는 피자헛, 케이옥션, 갤러리현대, 쏘카, 한독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통했다.
그러나 조 전 대표 체제 하에서도 에이블씨엔씨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온라인 채널에 힘을 기울였지만 지난해 화장품 시장을 덮친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출혈이 컸다.
올해 IMM PE는 또 다시 에이블씨엔씨의 대표를 교체하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점차 화장품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기저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말에 인수를 마친 제아H&B와 지엠홀딩스로 본격적인 몸값 올리기에 돌입할 방침이다.
제아H&B는 색조 화장품 수입업체, 지엠홀딩스는 스틸라, 뿌빠 등의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수입·유통하는 곳이다. 기존 '미샤' 단독 브랜드 매장을 종합 멀티숍으로 전환하고 자체 온라인 채널에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제아H&B와 지엠홀딩스를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최종 인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최초 거래 당시 두 곳의 예상 인수가는 각각 920억원, 583억원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목표했던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거래 조건에 따라 몸값이 급격히 낮아졌다.
덕분에 에이블씨엔씨로서는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제아H&B와 지엠홀딩스를 인수를 마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게 되면 내년 정도 충분히 제 값에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지 4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매각을 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이전 할리스에프앤비 매각 주역이었던 김 대표를 에이블씨엔씨 대표에 앉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조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대표 변경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조직도 변화했다”며 “한동안 공개매각 프로세스를 진행할 계획은 없지만 PE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엑시트(Exit)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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