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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넘버4' 올라선 NH농협금융, 퀀텀점프 노린다⑩증권·캐피탈 포트폴리오 확장 염두, 올원뱅크·가상자산 법인 설립 거론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29 07:48:03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퀀텀 점프를 위한 M&A 전략을 고심 중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업계 4위로 위상을 높인 가운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몸집을 크게 불리기 보다는 순이익 효율성이 좋은 증권과 캐피탈 등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디지털이나 가상자산 커스터디 신사업 관련 부서를 별도의 법인으로 떼어내자는 아이디어도 나오는 등 농협 내에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이 감지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투자증권패키지(증권, 생명, 저축은행)' 인수로 도약 기획

농협금융지주는 독립출범 초기만 해도 자산쏠림 현상이 심한 금융그룹이었다. 계열사는 은행, 증권, 보험 등 7개로 다양했지만 2013년 말 기준 농협은행(76%)과 농협생명보험(12%) 두 계열사의 자산 비중이 전체 지주(총 자산 255조원)의 90%가 넘었다.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어느 때보다도 절실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정부가 2013년 말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14개를 세 그룹(지방은행, 증권, 우리은행)으로 나눠 분리매각을 진행했다.

당시 임종룡 전 농협금융 회장은 과감하게 M&A 전선에 뛰어들었다. 타깃은 우리투자증권패키지(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였다. 약 1조386억원을 투입해 우리금융의 증권(37.9%), 생명(51.6%), 저축은행(100%) 등 계열사 3곳을 차례로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농협금융의 2013년 말 자기자본의 5.9%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우리투자증권패키지는 '비은행' 경쟁력 향상의 일등공신이었다. 후발주자였던 농협금융지주의 총 자산은 기존 업계 5위(자산 255조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6월 우리금융 3계열사 인수 후 업계 4위(289조원대)에 이르렀다. 자기자본 규모 기준 3위권으로 도약했다.

특히 취약했던 증권 부문이 보완됐다. 기존 농협금융이 보유하던 NH농협증권은 지방소매, 공공, 농업금융 부문에 특화된 중형증권사였다. 합병으로 보험사 역시 영업기반이 크게 확대됐다.

◇한 단계 더 도약 준비, 비은행 다각화 행보

이후에도 농협금융의 비은행 다각화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엔 NH리츠운용, 2019년에는 NH벤처투자 등의 신금융 자회사까지 추가해 현재 9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농협금융그룹 자산은 작년 말 기준 484조원으로 출범 이후 97% 증가했고 순익 규모 역시 같은 기간 4514억원에서 1조7359억원으로 285% 늘었다.

비은행 의존도도 비교적 높아진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은행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60%, 지난 3월 말 기준으로는 53.7%에 불과하다. 향후에는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장점 계열사 중심으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처럼 덩치에 비해 순이익 효율성이 좋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투자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그룹 내 자산 비중이 13%에 불과하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30%를 훌쩍 넘는다. 투자중개, 자산관리와 IB부문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그룹의 수익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캐피탈 부문 역시 주요 계열사로서 M&A 우선순위 중 한 부문이다. 규모에 비해 평균 2%대 순익 기여도를 기록하고 있다. 오토금융,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이익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시장 여력만 된다면 안정적인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매물을 확보하자는 내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국내-국외, 오프라인-온라인, 은행-비은행 부문 균형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의 출자여력도 충분하다. 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자회사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130%에 근접한 시중은행 금융지주사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다.

최근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달라진 점은 디지털, 가상자산 등 신사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디지털금융부문 내 팀 형태였던 올원뱅크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시켜 분사(CIC, Company In Company) 형태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올원뱅크는 농협은행의 대표적인 모바일 뱅킹 플랫폼이다.

이는 보스턴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범농협 차원의 플랫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상안 중 하나였다. 은행 증권, 생명보험 등 다양한 계열사간 디지털 연결고리를 마련해 금융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었다. 다만 농협중앙회와 이사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올 초에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사내벤처를 별도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사업이 속도를 내자 PG사업자인 NHN한국사이버결제와 협력해 다양한 커스터디 사업에 대한 협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농협금융 관계자는 "다양한 검토 과정 중 하나였을 뿐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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