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국밸류, 동원개발·카카오 배당정책 '반기'동원개발에 2년 연속 '과소배당' 평가…스톡옵션·임직원 보수에도 민감
허인혜 기자공개 2021-07-06 08:10:03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용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가치투자의 명가답게 투자사의 배당안을 까다롭게 따졌다. 전년대비 배당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한 동원개발을 포함해 카카오와 나이스홀딩스, 세아제강 등의 투자사의 배당안에 반대 의견을 행사했다.한국밸류운용은 임원 보수한도와 퇴직금, 주식매수선택권 등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다른 안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배당안에 깐깐한 한국밸류…동원개발에 2년 연속 '과소배당' 평가
한국밸류운용은 지난 한 해(2020년 4월~20201년 3월) 299개의 안건 중 40개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찬성표는 사내·사외이사 임명에 집중됐다. 반대율은 상위 자산운용사 평균대비 낮지만 소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반대율보다 의결권 행사 세부내용을 보면 한국밸류운용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다.
한국밸류운용은 배당안과 임원 보수한도, 임원의 퇴직금, 주식매수선택권 등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안건에는 현미경 잣대를 댔다. 이중에서도 반대표가 몰린 안건은 배당안이다.
동원개발 배당안에는 2년 연속 반기를 들었다. 한국밸류운용은 지난해 동원개발에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성향 강화를 요구하는 한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동원개발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동원개발의 순이익은 증가 추세지만 배당성향은 보수화되고 있다. 2018년 배당성향은 13%에 달했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11%까지 떨어졌다.
한국밸류운용이 동원개발에 처음으로 투자한 시기는 2014년이다. 동원개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3배, 주가수익비율(PER)은 4.19배다. 시장이 판단한 동원개발의 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된다. 한국밸류운용도 동원개발의 저평가 요소에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개발을 필두로 7개 회사의 배당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카카오와 에스비에스콘텐츠허브, 풍산, 세아제강, 나이스홀딩스, 영원무역홀딩스 등이다. 카카오의 배당안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재무상황과 현금보유 잔고, 저조한 투자활동과 잉여현금흐름의 지속적인 순유입 등을 들어 배당수준이 과소하다고 제언했다.
모든 배당안건에 반대표를 내지는 않았다. 복수의 기업 배당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일부 투자사의 경우 경영상의 어려움을 제시하며 '배당 없음' 안건에도 찬성한다는 뜻을 비쳤다.
예컨대 만도의 배당안을 두고 "회사는 지난 2019년 7월 비상경영 체계를 선포하였고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등으로 인해 여전히 비상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회사의 사정을 고려할 때,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회사의 결정에서 회사가치 훼손 혹은 주주권익 침해 우려할 만한 특별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없어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정부 스톡옵션·임원 보수에 엄격…주주가치희석에 '현미경'
배당안 외에도 주주가치 희석을 야기하는 안건에는 깐깐했다. 주식매수선택권도 반대의견의 단골 소재였다. SK하이닉스와 나이스홀딩스 등이 주식매수선택권 안건을 내 한국밸류운용의 반대표를 받았다.
한국밸류운용은 고정부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은 일관되게 반대했다. 시장요인을 배제한 이익 배분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다.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스톡옵션을 부여받는 인물이 외부 인재영입인지, 그렇지 않은지도 구분해 의견을 냈다. SK하이닉스의 주식매수선택권 안건의 경우 "이미 회사에 재직중인 자로서 우수인재를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임원 보수한도와 퇴직금도 꼼꼼히 따졌다. 특히 퇴직금 규정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경우 '눈먼 퇴직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현대모비스와 세방이 대표적이다. 한국밸류운용은 "해당 조항이 숨겨진 채로 주주총회에서 퇴직금 지급규정이 승인될 경우 외부주주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추가적인 퇴직위로금이 지급됨으로써 퇴직금이 과다해져 주주권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의견 행사 사유를 밝혔다.
세아제강의 경우 퇴직위로금을 지급을 결정하는 인물과 영향을 받는 인물이 대표이사로 같다는 점을 들어 반대에 손을 들었다. 신설 퇴직금 규정안에서 퇴직위로금 지급 권한의 주체를 이사회 결의가 아닌 대표이사로 정했는데 대표이사가 퇴직금의 수령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넥센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발행요건 정관변경은 법리적인 이유로 반대했다. 한국밸류운용은 해당 안건이 법상 사모의 경우 1년, 공모의 경우 1개월이 경과한 후에 전환할 수 있는 것을 정관상 익일로 전환청구나 신주인수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바꾸는 불법적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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