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 대우건설 매각 2년 노력 결실 맺었다 20여년 골칫거리 해결…구조조정 전담 PEF 역할 정립
고설봉 기자공개 2021-07-05 18:17:4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2년여의 노력 끝에 대우건설 매각에 성공했다. 이번 거래로 KDB산업은행 내에서 KDB인베트먼트의 역할과 입지가 한층 더 두터워질 수 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 출범의 이유이자 1호 자산으로 단순한 구조조정 회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I)는 5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중흥 컨소시엄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직접 온라인 중계 형식으로 우협 선정 내용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및 예비협상대상자 선정은 매각대금, 거래의 신속·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딜(Deal)은 KDB인베스트먼트에게 여로모로 의미가 크다. 특히 부실화된 기업을 맡아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정상화시킨 첫 성공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인 동시에 설립 이유를 마침내 달성하게 됐다는 의미도 지닌다.

KDB인베스트먼트는 KDB산업은행이 2019년 7월 설립한 사모펀드운용사(PEF)다. 산업은행이 7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기업구조조정을 전문으로 담당한다. 이에 따라 KDB인베스트먼트의 주된 임무는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던 구조조정 회사의 지분을 받아서 밸류업과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을 국책은행이 오랫동안 떠안고 있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을 주도했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과 미래 성장 분야 지원 역할을 맡고, KDB인베스트먼트엔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와 가치제고, 매각을 담당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이 회장은 KDB인베스트먼트 출범과 동시에 산업은행 내에서 중책을 맡아오던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을 초대 대표로 선임했다. 산업은행 내에서도 손꼽히는 금융전문가를 KDB인베스트먼트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았다.
특히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산은의 기대가 컸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여년 동안 산업은행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산업은행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10년 산업은행 품에 안겼다. 2017년 호반건설과의 인수 협상이 진행됐으나 최종 무산됐다.
그만큼 산업은행은 KDB인베스트먼트에 거는 기대가 컸다. 실제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의 설립 후 유일한 자산이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7월 출범 이후 약 2년여 동안 오로지 대우건설 구조조정과 재매각에만 몰두해왔다.
대우건설 경영 정상화 및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우건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까지는 매각 시도보다 실적 방어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우선하면서 기초체력을 쌓으며 매각을 준비했다.
이대현 대표는 "이 딜을 진행하면서 대우건설이 정말 좋은 주인을 만나서 미래에 새로운 도약, 과거에 영광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며 "그런 바람을 가지고 앞으로 원매자들과 잘 협의해서 딜이 원만히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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