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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NH아문디, 금호석화 '박철완 사내이사 선임' 난감했나자문사들 찬반권고 엇갈려, 끝내 불행사 선택…LG화학 물적분할도 같은 사례

이효범 기자공개 2021-07-08 13:09:17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용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의결권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안건에 '불행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LG화학 물적분할 등이 그 사례다. 내부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한쪽을 정하지 못한 안건들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올해 주주총회 시즌(2020년 4월초~2021년 3월말) 동안 찬성,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총 2개 안건에 불행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시한 안건 346건 중에서 극히 일부다.

대표적으로 올해 3월 금호석유화학 주총에 상정된 '사내이사 박철완 선임의 건(박철완 주주제안)'에 대해 불행사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수는 2만4547주다. 지분율로는 0.08%다. 주로 HANARO200 등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 주식을 소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들어 '조카의 난'에 휩싸였다.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박 회장과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화됐다. 경영권 다툼에 불씨를 붙인 셈이었다. 또 3월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해 새로운 이사진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했다.

지난 3월 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서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 안건 11개, 경영진 안건 11개 등 22개 안건이 상정됐다. 결론적으로 박 상무의 주주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되거나 자동폐기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주주제안 안건에 대부분 반대했으나, 유일하게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에만 불행사를 택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그 사유로 "회사가 전향적인 배당정책을 발표하고 투자자에게 새로운 비전과 투자계획을 제시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현재 경영권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라 보기 어렵고 해당 주주제안이 ‘이사회 독립성 제고’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불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경영진에서는 '백종훈 사내이사 선임 건'을 상정했다. 주총에서는 경영진이 상정한 안건이 통과됐다. 경영진 상정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기관들 중 대부분은 박 상무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NH-아문디자산운용은 반대표 대신 불행사를 선택한 것. 이는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완곡한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박 상무를 완전히 지지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불행사 했으나, 그 사유를 '경영진 상정 안건에 찬성함에 따른 불행사'라고 명시했다.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찬성한 기관들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 사학연금을 비롯해 메트라이프생명보험,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지지했다.

특히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주주 제안의 당사자로 사내이사에 선임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간 금호석유화학의 지배구조 및 중요 경영 사안에 대한 결정 과정에서 보여준 불합리한 결정 등을 감안할 때, 이사회 내부에서의 견제 활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국면으로 판단"이라고 찬성 근거를 댔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반 권고가 엇갈리면서 의결권을 가진 기관들의 찬성과 반대가 다양하게 표출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경영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고, 서스틴베스트는 박 상무 제안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두 자문사의 의견은 엇갈렸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외부 자문기관의 의견을 감안해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해당 안건의 경우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이었다"며 "이 경우 내부적으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의결권 행사 프로세스에 따라 불행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결권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에 주로 불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불행사 한 또다른 안건 역시 시장에서 찬반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해 10월 LG화학의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기 위해 물적분할하기 위한 절차였다.

당시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전보다 활발해진 가운데 개인주주들이 LG화학의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해 반발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주총에 앞서 주주서한을 전달하는 주주관여 활동을 실시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 안건은 결국 주총에서 통과됐다.

다만 의결권자문사들도 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모두 '찬성'한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반대'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물적분할 관련 주주가치훼손 가능성에 대하여 외부 자문기관 의견과 내부 위원들의 찬반의견을 종합해 불행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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