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날카로워진' NH아문디, '높아지는' 반대비율②반대율 6.21%, 전년대비 1.46%p 상승…하나·신한지주 등기이사 연임 '칼날'
이효범 기자공개 2021-04-13 13:06:04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해 주주총회 시즌에 반대표 행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권 행사 법인수나 찬반을 행사한 의안 수도 모두 늘어났다. 특히 2018년 12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첫 주총 시즌이라 더욱 면밀한 의안분석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으로는 거버넌스와 연관된 이사 및 감사 선임 건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주로 행사했다. 2년 재직 이후 1년 임기를 연장하는 안에도 반대하는 등 다른 기관들에 비해 높은 잣대를 대고 있다.
◇의결권 행사범위 확대…80개 법인 531개 안건 중 33개 반대표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2019년 4월초~2020년 3월말) 총 80개 법인의 주주총회에 상정된 531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전년대비 법인수는 37.93%(22개), 안건수는 20.14%(89개)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의결권 행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각 집합투자기구 자산총액의 100분의 5 또는 1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발행한 법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개한다. 찬반 결정시 고려하는 요소는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영업과 투자활동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주요 의사 결정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ESG 요인(지배구조, 환경, 사회적 책임 등) 등이다.
특히 반대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531개 안건 중 33개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율은 6.21%로 전년대비 1.46%포인트 증가했다. 안건 수가 늘어난 가운데 반대한 안건 수가 더 큰 폭으로 불어난 셈이다.
재작년(2018년 4월초~2019년 3월말)에 442개 안건 중 21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 가운데 15개 반대표는 2019년 3월 현대차,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 몰려 있다. 당시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이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안건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반대율은 1%대에 그친다.
2019년 3월 주총 시즌에 특수했던 상황까지 감안할 경우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의 6%대 반대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로 해석할 수 있다. 또 2017년 4월초~2018년 3월말 사이에는 총 36개 기업의 주총에 상정된 72개 안건에 찬반을 표시했다. 이 중 12개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반대율 6.98%를 기록했다. 다만 절대적인 반대 안건 수는 지난해 33개로 훨씬 더 많았다.
◇반대 안건 중 70% 이사 선임 건…'3년도 길다' 과도한 임기 연장 우려
반대의사를 표시한 안건 33개 중에서 24개가 이사 및 감사 등 등기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다. 반대 안건 중 70%를 웃도는 비중이다. 과도한 연임에 대해서는 유독 반대표를 던졌다. 오랜기간 연임으로 사외이사나 감사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도한 연임에 따른 우려는 금융지주에 집중됐다.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역할을 모두 맡는 윤성복 사외이사를 비롯해 차은형 사외이사 선임하는 건이었다. 윤 이사와 차 이사는 각각 2015년 3월, 2017년 3월부터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2개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은 3년 이상 임기를 수행하고 감사위원의 자격이 주어지는 사외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신한금융지주에도 칼날을 겨눴다. 총 3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박철, 최경록,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이다. 이 가운데 박철,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는 2015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올해 3월로 임기를 1년 연장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신한금융 지주 주총에서 2명의 사외이사는 후보로도 올라오지 않았다.
최경록 사외이사는 2018년 3월부터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 3월말 기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NH-아문디자산운용은 과도한 연임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다만 해당 안건도 주총에서 통과됐다. 최 사외이사는 올해 3월 임기를 앞두고 있었으나 지난달 주총에서 임기를 또 한차례 연장했다.
이에 앞서 2019년 3월 주총 당시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은 판이하게 다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9년 3월 하나금융지주 주총에 상정된 총 4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주주이익에 반하는 사항이 없다'고 판단하고 찬성했다. 또 신한금융지주 주총에 올라온 총 8개의 사외이사 선임건에도 같은 근거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주총 사외이사에는 2020년 3월 주총에서 반대한 사외이사들도 포함돼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또 주총 기업의 특수관계법인에서 일하거나 거래관계에 있는 법인에서 일하는 인물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이같은 사유로 반대의사를 표시한 안건은 과도한 연임으로 반대한 안건 만큼 많았다. 삼성전기, 현대글로비스, 코스맥스, 하이트진로, 기아차, S-Oil 등 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안건이 많았다.
이외에도 과도한 현금을 보유했지만 배당을 하지 않거나 미흡한 기업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테스, 더블유게임즈, 동진쎄미켐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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