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안전보안 사령탑 '외인 전문가' 기용 전문성·독립성 제고, 글로벌 트렌드 도입 목적
김경태 기자공개 2021-07-08 11:27:5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사령탑에 외인 전문가를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1990년대 후반 발생한 다수의 항공기 사고 이후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외인을 기용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안전과 보안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22일 로페즈 메이어 질베르토(Lopez Meyer Gilberto)를 안전보안실장으로 영입했다. 직급은 전무다. 상근 임원으로 국내에 입국해 서울에서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생을 항공업계에서 종사한 전문가다. 1982년부터 3년간 국제민간항공훈련센터에서 상업용 항공기조종사(Commercial Pilot)가 될 준비를 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항공사이자 멕시코에 본사를 둔 멕시카나항공에 조종사로 합류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 후 멕시코 민간항공사무국, 멕시코시티 국제공항 등에서 경험을 쌓으며 항공업계의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거듭났다. 차근차근 쌓은 그의 실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2015년10월 세계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둥지를 틀고 안전과 비행운영 분야의 책임자로 일했다. IATA에서 약 5년반 근무한 뒤 대한항공의 영입 제안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안전보안실장에 외인을 기용한 것은 처음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1990년대 다수의 항공기 운항 사고를 겪었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행했다. 1997년8월 801편 추락 사고, 1998년8월 8702편 활주로 이탈 사고가 있었다. 1999년3월에는 1533편 활주로 이탈 사고, 같은해 4월에는 6316편 추락 사고, 12월에는 8509편 추락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대한항공은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 델타항공으로부터 항공 안전 관련 컨설팅을 받았다. 이를 통해 규정과 절차의 통일화·표준화를 진행했다. 또 비행감시시스템을 도입했다. 훈련프로그램도 개선했다.
이와 더불어 안전 업무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됐고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안전 동향을 빠르게 파악해 대한항공의 안전보안정책에 지속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대한항공은 2000년1월 델타항공 운항본부장 출신인 해리 데이비드 그린버그(Harry David Greenberg)를 부사장으로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운항·안전보안·종합통제 등 안전과 관련된 업무 전반을 맡았다.
아울러 같은해 4월에는 미국 유에스항공(US AIRWAYS)에서 안전담당임원을 역임한 조지H.스나이더(George H. Snyder, Jr.)를 안전담당 상무로 데려왔다. 그후로도 데이비드 헌찡어(David Huntzinger) 상무, 피터 존 블레이크(PETER J. BLAKE) 전무 등을 영입해 안전보안실을 맡겼다.
가장 최근까지 근무했던 외인 안전보안실장은 캐나다 출신인 미셸 가우드리우(Michel gaudreau) 전 전무다. 그는 2013년12월부터 작년 12월까지 7년동안 대한항공의 안전보안을 책임졌다.
그 뒤 공석이 된 안전보안실장은 김우현 상무가 직무대행으로 이끌었다. 그는 안전보안실 항공안전담당을 겸직했다. 로페즈 메이어 질베르트 전무 영입 후 안전보안실 항공안전담당만 맡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빅딜 이후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안전보안실장을 데려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혹시모를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을 고려했다는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처럼 과거 외인 임원을 안전보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그러다 현재는 남영우 상무가 안전운항담당을, 진광호 상무가 안전보안담당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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