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한화건설]금융비용 축소 최우선…공모채 활용한 지속 차환1년 이내 만기 부채 1조9000억, 지난해 김영한 재무실장 부임 후 7회 사채 발행
고진영 기자공개 2021-07-29 07:40:4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 CFO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금융비용 절감으로 꼽힌다. 빚 부담이 무거운 편이다 보니 영업이익의 3분의 1 정도가 이자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애써 쌓은 자금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차입구조를 영리하게 바꾸는 일이 최우선이다.회사 측은 이자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사채를 적극 발행해 기존 부채를 차환하는 중이다. 특히 최근 3년간은 공모채 시장에 부쩍 활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323.9%를 기록했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이 2조3845억원, 여기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7793억원이다. 금융비용으로는 192억원을 지급했는데 해당 분기 영업이익이 37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특히 올해는 유동성 관리가 절실했던 2015년을 전후로 조달한 공모사채들이 잇달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금융기관 차입금과 사채만 따져도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1조8942억원에 이른다. 총차입금의 79% 수준이니 재무전략 수립에 분주할 수밖에 없다.
당초 한화건설은 2016년 유상증자,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매출채권 회수 등을 통해 8000억원의 순차입금을 줄였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운전자금 부담이 이어진 탓에 영업이익이 재무안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2020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상황우선주를 상환하면서 순차입금이 2019년 1조3720억원에서 2020년 1조6193억원으로 확대됐다.
차입규모가 늘긴 했으나 한화건설은 회사채를 연거푸 찍으면서 구조를 꾸준히 효율화하고 있다. 장기차입금과 사채 비중이 늘고 단기차입금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2017년에는 단기차입금이 총차입금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지만 올 1분기 기준으로는 30% 정도에 그쳤다. 특히 공모채를 자주 활용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것은 2018년이다. 이 시기 한화건설은 어닝쇼크와 신용도 하락 등으로 공모채 발행을 접은 상황이었다.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떨어진 이후 사모채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4월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돌아오면서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당시 발행액은 500억원, 회사 덩치에 비교해 적은 규모라는 점과 트랜치가 1.5년물 초단기물로 꾸려진 점 등은 아쉬운 요소로 지목됐다. 그러나 수년간 길이 막혔던 공모채 시장에 출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선전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추후 조달 환경을 우호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도 해석됐다.
실제로 한화건설은 같은 해인 2018년 6월과 9월 두 번, 2019년 3월, 5월, 9월 세 번이나 더 공모 시장을 찾았다. 성적도 좋았다. 미매각이 한 번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오버부킹과 증액발행을 성사시켰고 작년 초에는 BBB급 딱지를 전부 떼어냈다.
A급 완전체를 달고 나서 작년 2월 첫 공모채 발행을 총괄한 것은 새롭게 재무실장이 된 김영한 전무다. 김 전무는 2020년 1월 임원인사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건설로 합류했으며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부임 첫해인 작년부터 이달까지 총 7회나 회사채를 찍었으며 그중 4회가 공모채였다.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온 사채 차환과 기업어음(CP) 상환. 단기차입금을 갚는 데 등에 썼다.
새로 발행한 회사채들은 대부분 금리가 2~3%대인 반면 기존 사모채 등은 많게는 5%대까지 높았기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금리의 경우 구체적으로 3년 전 4%대였으나 현재 2%대로 낮아졌다. 갈수록 3년물이 늘어 장기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른 금융비용의 변화를 보면, 총 차입금이 2017년 1조8054억원 규모에서 2020년 2조8648억원 규모로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자로 나간 돈은 오히려 862억원에서 774억원으로 축소됐다. 차입구조에 변화를 준 것만으로도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 절감 효과를 본 셈이다.
연내 공모채를 추가로 발행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가 있어 차환 등의 목적으로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