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리테일 강자 신한저축은행, 포트폴리오 균형 '미흡'③가계대출 비중 60% 상회…하반기도 현재 구성비 유지
류정현 기자공개 2021-08-04 07:0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저축은행은 지주계열 편입 이후 꾸준한 자산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3년 동안에도 매년 두 자릿수의 자산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채권은 물론이고 지난해에는 유가증권 취급량도 대폭 늘렸다.다만 리테일금융 비중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해 포트폴리오 균형이 미흡하다. 그만큼 시장 경기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이희수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기업금융 비중이 늘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 예년과 유사한 자산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견조한 볼륨 성장…리테일 금융 '집중' 효과
신한저축은행은 출범할 당시만 해도 규모가 큰 편이 아니었다. 옛 토마토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을 모두 흡수한 첫해인 2013년 말 기준으로 신한저축은행의 자산 총계는 7593억원 정도였다.
이후 약 7년의 기간 동안 신한저축은행의 덩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저축은행의 자산 총계는 1조8106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1조5755억원이었을 때보다 약 15% 증가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최근 3년 동안 자산 성장률을 10% 넘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채권 확보에 적극적이었던 점이 작용했다. 금융지주 소속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은행과 카드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고객을 흡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총액은 1조6049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1조4470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11% 증가했다. 일반자금대출은 중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군이다. 신한저축은행은 해당 대출종류에서 1~23.9%에 사이의 연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이 핵심 자산으로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계대출 비중이 크다. 다른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간 밸런싱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것과 달리 신한저축은행은 최근에도 가계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신한저축은행의 전체 가계대출금 총액은 1조1365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9089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25% 증가했다.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그 기간 동안 62.13%에서 66.74%로 4.61%p 증가했다.
실제로 조직 구성에도 리테일금융이 신한저축은행의 주요 수익원임을 알 수 있다. 최근까지 조직 규모에서 일단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이 작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20년 말 기준으로 신한저축은행은 기업금융 관련 조직을영업추진본부 산하에 뒀다. 그마저도 기업영업을 담당하는 부서는 3개 정도에 그쳤다. 반면 리테일금융은 별도 본부를 두고 있다. 그 산하에는 제휴마케팅팀, 영업부서 3개팀, 영업관리팀 등을 두고 있다.
◇당분간 현재 자산구성 유지…높아지는 수익 변동성 '숙제'
업계에서는 신한저축은행이 올해 초부터 기업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초 이희수 대표이사가 새롭게 취임하면서다.
이 대표는 신한은행 재직 시절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혔다. 입행 이후 서교동 기업금융지점, 용산 기업금융센터 등에서 업력을 쌓았고 부행장보로 승진한 이후에는 영업추진2그룹, 기관그룹 등을 두루 맡은 바 있다.
일단 구조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기는 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영업부를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렸다. 이를 총괄하는 부서인 기업영업부도 신설했다. 기업금융 관련 부서가 기존 3개에서 총 6개로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신한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물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저축은행의 기업 대출채권은 총 5645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551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2.45% 증가했다.
그러나 가시적인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들어서도 기업금융 관련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취임 이후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신한저축은행의 주요 수익원은 리테일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상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다. 2019년 같은 기간 38%보다 약 5%p 낮아졌다. 2017년 한때 기업 대출 비중이 57%를 상회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 불균형으로 인해 수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기조와 중금리 대출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가계대출 취급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사이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신한저축은행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포트폴리오 구성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단위 당 티켓사이즈가 큰 만큼 리테일금융에 비해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현재 NPL비율이나 연체율 지표도 안정된 만큼 무리한 변화는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전체 여신 성장 추이를 보며 (기업대출을) 계속 증가시킬 계획은 있다"면서도 "기업여신은 한 건이라도 부실이 날 경우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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