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홍원식 전 회장의 시간' 남양유업 주총 연기 노림수는 한앤코에 경영권매각 '기한연기' 돌발행동, 오너일가 내홍 등 추측 무성

김선호 기자공개 2021-08-01 12:39:5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거래를 종결하고자 했던 임시주총 일정을 연기함에 따라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는 오너경영을 종결하겠다며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넘기는 결단을 내렸지만 돌연 추가적인 '준비 시간'을 요구했다.

남양유업은 7월 30일 개최된 임시주총 결과 일정을 9월 14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앤컴퍼니 임원을 남양유업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연기된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자세히는 한앤컴퍼니의 윤여을 회장, 김성주 전무, 배민규 전무를 남양유업 이사회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랐다. 이외에도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과 이희성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자 했다.

임시주총이 일정대로 진행이 됐을 경우 한앤컴퍼니 임원으로 이사진이 재편되고 기존 사내이사로 자리한 홍 전 회장과 그의 부인 지송죽 씨, 장남 홍진석 상무 등 오너일가가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거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시주총 연기로 인해 한앤컴퍼니로의 경영권 이양도 자연스레 미뤄졌다. 이에 대해 한앤컴퍼니는 기존 임시주총일에 매각대금을 모두 치루고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합의를 했지만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했다.

한앤컴퍼니가 매도인으로 칭한 남양유업의 주주는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최대주주 홍 전 회장(51.68%)과 그의 부인 이운경 씨(0.89%), 손자 홍승의 군(0.06%)이다. 사실상 과반의 지분을 보유한 홍 전 회장의 의사에 따라 임시주총일이 연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눈에 띄는 점은 남양유업이 연기 사유로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는 부분이다. 매각대금 마감기한이 8월 31일인 만큼 그때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판단으로 최대한 일정을 미뤘다는 의미다.

홍 전 회장이 기존 합의된 일정에 매각대금을 받지 않고 마감기한까지 거래 종료일을 연기함에 따라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준비 시간'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한앤컴퍼니의 인수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지분 52.63%를 3017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다. 금액만 두고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남양유업이 보유한 유형자산(토지, 건물 등) 순장부가액만 3693억원에 달했다.

홍 전 회장이 장남 홍 전 상무, 차남 홍범석 상무와 의견이 합치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앤컴퍼니와 계약 체결이 단기간 내에 이뤄진 만큼 승계를 앞둔 장남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뚜렷한 경영성과가 없는 장남과 달리 차남 홍 상무는 외식사업본부를 이끌며 '백미당' 브랜드라는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홍 전 회장과 장남 홍 전 상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차남 홍 상무는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임원 배지를 달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한앤컴퍼니와 갈등설이 제기된다. 홍 전 회장으로서는 남양유업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한앤컴퍼니와 세부 조율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지 않으면서 거래 종결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홍 전 회장의 '준비 기한'은 매각대금 마감기한인 8월 31일까지로 정해져 있다. 그 기간 내에 홍 전 회장으로서는 용단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한앤컴퍼니와 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홍 전 회장으로서는 법적 다툼도 감내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 측은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 합의된 거래종결 장소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대 지분을 보유한 매도인과 한앤컴퍼니 간의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힘들다”며 “임시주총은 공시한 내용대로 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기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