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배송전쟁]현대백화점, '이륜차' 대신 '트럭' 퀵커머스 전략⑦식품 배송 프리미엄·신선도 경쟁력 강화
문누리 기자공개 2021-08-03 07:32:26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 대신 온라인 비대면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와 맞물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새벽배송'부터 '즉시배송' '30분배송'까지 바야흐로 퀵커머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신생 업체들까지 배송전에 가세하면서 업종간 경계도 사라지는 양상이다. 각 이커머스 업체들의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토바이 등 이륜차 대신 트럭을 택했다. 식품 배송을 전문화하는 현대백화점그룹 특성상 냉장·냉동 보관 상품을 '콜드체인' 시설을 탑재한 트럭으로 배송해 신선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새벽배송·식품배송 서비스에는 호텔 뷔페 케이터링 등 프리미엄 경쟁력을 더한다. 배송 시스템상 오프라인 지점 반경 3㎞ 내외만 배송하는 만큼 배송 지역 범위나 가격 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기보단 백화점 프리미엄 고객들의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식품관 투홈 통해 프리미엄·신선도 경쟁 방점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해온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커머스·퀵커머스 시장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진출했다. 지난해 7월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하고,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델리·베이커리·디저트 등 가공식품을 새벽배송해주는 서비스 '새벽투홈'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새벽배송을 위해 경기도 김포에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새벽배송은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고객이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까지 배송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새벽배송·식품배송 시장에서 가격 경쟁보단 프리미엄·신선도 경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백화점 전문 식당가나 델리 브랜드 매장에서 즉석 조리한 식품을 집으로 직접 배달해주는 '바로투홈' 서비스가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몰 최초로 도입한 바로투홈 서비스의 핵심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여러 개의 조리식품을 주문해도 집에서 한번에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고객이 지하 1층에 있는 샌드위치 매장에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전문 식당가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주문하면, 세 가지 상품을 패키지로 구성해 집으로 당일 배송받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휴가철을 맞아 호텔 레스토랑 브랜드 '에이치가든'의 뷔페요리를 집에서 배송받는 '케이터링박스'를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판매 시작하기도 했다.
현대식품관 투홈의 지난달 기준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65% 늘었다. 4배가까이 신장한 셈이다. 무역센터점에서 시작한 바로투홈 서비스는 현재 압구정본점 등 전국 10여개 점포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투홈을 중심으로 통합몰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0분 내 배달' 현대차와 손잡고 속도·신선도·친환경 배송 모델 도입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개념 배송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손 잡았다.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내로 배송하기 위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icro Fulfilment Center, MFC)'는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시스템을 탑재해 상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데다 직접 배송도 가능하다. 도심형 물류 창고로 불리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전기트럭에 탑재한 '이동성을 갖춘 소형 물류 창고'인 셈이다.
이를 활용해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구매한 과일·야채·정육 등 60여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고객이 주문하면 10~30분 안에 집으로 배송해주는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4대의 ‘이동형 MFC’가 압구정본점 주변을 각각 순회하고 있다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주문한 상품에 대한 재고를 보유한 가까운 ‘이동형 MFC’가 배송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상품이 이미 적재된 차량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상품을 준비하고 출고하는 과정이 생략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며 "아이스팩이나 포장재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향후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와 함께 향후 적시배송(온타임 배송)도 운영할 예정이다. 적시배송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 전후 10분 내로 정확하게 배송하는 서비스다.
손성현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사업부장(상무)은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 도입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백화점 업계 ‘퀵커머스’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대한 ‘즉시배송’ 수요가 늘고 있어 이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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