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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캐피탈, 조달금리 낮추자…장기CP '한 번 더' 2000억 규모, 넉 달 만의 재발행…일괄신고제 무력화 우려

이지혜 기자공개 2021-08-05 09:32:1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올 들어 두 번째 장기CP(기업어음)를 발행한다. 4월 시장에 데뷔했는데 불과 넉 달만에 장기CP 조달을 재개했다. 캐피탈채보다 조달금리가 낮은 데다 투자자 다변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우리금융캐피탈을 비롯해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전사들의 장기CP 발행이 이어지면서 일괄신고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증권신고서를 내고 13일 장기CP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CP는 만기가 1년 이상인 CP를 말한다. 만기구조별 발행금액은 2년 9개월물 800억원, 3년물 900억원, 5년물 300억원 등 모두 2000억원이다. 교보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조달금리가 눈에 띈다. 2년 9개월물은 1.79%, 3년물은 1.802%, 5년물은 1.88%에 조달금리가 정해졌다.

모두 개별민평금리보다 낮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년 9개월물은 2년 6개월과 3년만기 회사채의 개별민평수익률에서 보간법을 적용해 나온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9bp를 가산했다. 3년물은 개별민평금리보다 -10bp, 5년물은 -21.5bp를 가산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4월 장기CP 시장에 데뷔했다. 2년물, 3년물, 5년물로 모두 21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에도 조달금리는 회사채 개별민평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다. 개별민평금리에 2년물은 -6bp, 3년물은 14bp, 5년물은 -27bp를 가산해 조달금리가 정해졌다.

올 들어 두 번 장기CP를 발행해 조달금리를 낮춘 셈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CP 평가금리가 경기침체 지속, 성장률 하향 등으로 하락세가 이어져 1%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슈 이후 일시적으로 금리가 올랐지만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A1 중심으로 CP를 향한 투자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장기CP는 캐피탈채와 투자자가 겹치지 않는다. 캐피탈채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한도가 차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장기CP를 발행하면 캐피탈채로 발행하기 어려운 만기구조를 설정할 수 있어 만기 분산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괄신고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금융캐피탈 등 여전사들은 여전채를 자주 발행한다. 이에 수요예측을 치르지 않고도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일괄신고제를 활용한다. 일종의 혜택이다.

장기CP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일괄신고 물량에 포함되지 않아 관리와 감독을 받지 않는다. 조달상 편의는 누리면서도 일괄신고제는 무력화하며 금융당국의 관리 사각지대를 넓히는 부작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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