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2년만의 복귀' 한국물 인기 입증 3억달러 발행, 주문 27억달러 몰려…수요 위축·비ESG 한계에도 흥행 거뜬
피혜림 기자공개 2021-08-06 09:45:0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중부발전이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부각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8월 휴가철을 맞아 수요가 위축되는 등 조달 분위기가 어지러웠지만 완판에는 무리가 없었다. 도리어 북빌딩(수요예측)에서 27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해 한국물(Korean Paper)에 대한 굳건한 투심을 증명했다.이번 딜의 경우 ESG 열풍에서 다소 비켜있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SG가 아닌 일반 채권 형태로 발행에 나선 데다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석탄 발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반환경 리스크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A급 한국물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무난히 흥행세를 이어갔다.
◇중부발전, 수요 위축·신흥국 리스크 부상 속 흥행 바톤 이어
한국중부발전은 이달 9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한다. 3일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진행한 투자자 모집에서 27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참여기관은 154곳에 달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UBS가 주관했다.
이번 딜로 한국중부발전은 한국물에 대한 견조한 투심을 증명했다.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은 미국 테이퍼링 이슈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었다.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등 채권 투심이 강화되기도 했지만 신흥국 채권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갔다.
더욱이 이달 휴가 시즌이 본격화되자 투자 수요는 이전보다 더욱 위축됐다. 미국과 유럽 발행물이 감소하는 등 시장 자체가 주춤해졌다. 발행액의 9배의 주문을 모은 한국중부발전의 이번 딜이 더욱 눈길을 끈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물에 대한 높은 신뢰가 흥행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일부 동남아시아 이슈어가 발행을 철회하는 등 하이일드 채권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에 대한 투심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찍어내는 중국 역시 미국의 기업공개(IPO) 규제 강화 발표 등으로 리스크가 더욱 부각됐다.
반면 한국물은 AA급 국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더욱 높은 신뢰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한국물 역시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하이일드채권 리스크 부상의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8월의 경우 한국물을 포함한 달러채 발행물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중부발전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한국중부발전에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ESG 리스크 상쇄 눈길, 금리 절감 효과 '톡톡'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ESG 조달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컸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경우 친환경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최근 일반채권과 ESG채권 간 금리 차이마저 드러나고 있다. 올 상반기 발행한 32건의 한국물 중 22건이 ESG로 발행되는 등 국내 이슈어 역시 시장 분위기에 발맞추고 있다.
더욱이 한국중부발전은 석탄 발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ESG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했다. 2019년 첫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으로 신재생 에너지 투자 및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 등을 부각하기도 했으나 최근 글로벌 기관의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터라 관련 투자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풍부한 투심에 힘입어 한국중부발전은 금리를 대폭 절감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62.5bp를 더한 수준으로,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38.5bp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중부발전은 IPG를 100bp로 제시한 데 이어 뜨거운 투심을 바탕으로 파이널 가이던스를 65bp로 끌어내렸다. 이후 추가로 2.5bp가량 금리를 절감해 기존 발전 자회사 유통금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조달 비용을 낮췄다는 평가다. 이번 채권의 쿠폰(coupon)과 일드(yield)는 각각 1.250%, 1.306% 수준이다.
이번 흥행으로 한국중부발전은 공모 한국물 복귀전을 무사히 마쳤다. 가장 최근 발행은 2019년 3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 조달로, 당시 28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으는 등 압도적인 투심을 확인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