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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비상장투자, 'VVIP 눈길' 사로잡는 비결은 [PB센터 풍향계]FI 네임밸류 핵심, IPO 성사 진단…거부 특화 점포, 비상장 상품 초점

양정우 기자공개 2021-08-10 07:50:4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기업 투자가 국내 초고액자산가(VVIP)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강남권에서 뭉칫돈을 끌어모으는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Club1)을 비롯해 VVIP를 노린 특화 점포마다 비상장투자 상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프라이빗 뱅킹(PB)업계에서는 비상장투자에 매료된 VVIP가 선호하는 포인트를 세 가지 정도 요약한다. 재무적투자자(FI)의 면면과 기업공개(IPO) 성사 가능성, 투자 밸류에이션 등이다. 개인 자산가가 유통성이 결여된 비상장사에 투자하려면 PB센터를 찾는 게 최적의 루트로 꼽힌다.

◇FI 네임밸류, 초고액자산가 투심 좌우…이름값 높으면 완판 행진

우선 초고액자산가는 비상장투자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벤처 투자에 나선 FI의 명단을 중시한다. 국내 메이저 하우스나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가 투자한 기업인지 여부를 따지는 데 주안점을 둔다.

한 PB센터 상무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VVIP는 대부분 시장에 대한 정보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며 "토종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기업가치를 키우는 과정을 꿰뚫고 있어 FI의 면면을 먼저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과 산업은 '도입기(introduction)→성장기(growth)→성숙기(maturity)→쇠퇴기(decline)'로 이어지는 성장 주기를 갖는다. 비상장투자는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도입기와 성장기 구간에 베팅을 벌인다. 이 시기는 FI로 불리는 재무적 파트너가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기업을 접한 벤처투자사는 경영상 시행 착오를 줄여주는 조력자일 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후속 투자를 좌우하는 '키'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 가장 '핫'한 김요한 DSC인베스트먼트 전무가 노린 타깃이라면 단번에 VVIP의 뭉칫돈을 끌어모을 수 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인 김 전무는 ABL바이오, SCM생명과학, 아이큐어, 올릭스, 지놈앤컴퍼니 등 투자한 바이오사마다 잭팟을 터뜨렸다.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기업이라면 벤처투자사의 하우스 평판에 VVIP의 투심이 움직인다. 만일 FI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벤처스) 등 시장을 이끄는 하우스라면 일단 긍정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관리(WM)업계 관계자는 "이름값이 높은 투자사나 심사역이 투자한 상품이라면 물량이 없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 버퍼가 늘어난 건 VVIP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웬만한 인지도를 갖췄다면 상품을 구성한 이후 곧바로 완판을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비상장투자의 메카로 꼽히는 하나금융그룹의 프리미엄 점포 '클럽원(Club1)'.

◇프리IPO 투자, 상장 성사 관건…VVIP, 밸류에이션보다 FI 유명세

초고액자산가가 타깃인 비상장투자 상품은 대부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 놓인 딜로 이뤄져 있다. VVIP가 시리즈 A~C 단계의 초기 투자를 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다수가 1~2년 안에 상장해 투자회수(EXIT)가 가능한 상품을 노린다.

이 때문에 IPO 성사 여부도 VVIP가 꼼꼼하게 확인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미 수익 궤도에 올라 현금창출이 이뤄진 비상장사는 IPO에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낮다. 만일 모회사가 이미 상장한 기업일 경우 감사보고서 작성시 자회사 회계 진단도 거치는 만큼 IPO 완주 가능성이 한층 더 높다.

문제는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사의 통상적 IPO 루트인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사전에 반드시 기술성평가 등급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바이오 기술의 경우 국내 전문가 간에도 견해 대립이 극명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어느 평가기관에 의뢰했느냐에 따라 바이오 업체의 IPO 성사가 좌우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PB센터 상무는 "상장에 실패하면 비상장투자는 투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없다"며 "전문 PB도 명확한 전망을 내놓기 어렵지만 VVIP의 질의가 집중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 규모가 수천억원 대인 자산가는 투자처마다 기술성평가의 통과 여부를 별도 루트로 자문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핵심 검토 사항이다. 몸값이 낮을수록 투자자가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VVIP 투자의 경우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투자펀드(PEF)가 투자를 나설 때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WM업계 관계자는 "VVIP는 투자사처럼 내재 가치를 찾는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에 접근하는 게 아니다"며 "전문 PB가 동종 산업이나 경쟁사의 기업가치와 단순 비교해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대가치 평가, 상대가치 평가 모두 밸류가 낮다는 결과보다 메이저 FI가 뒷받침하고 있는 게 세일즈를 벌이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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