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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1호 사모펀드' 출격…행동주의 ESG로 복귀 "'3%룰·ESG 경영' 시장 격변기…가치투자 부활 증명할 것"

허인혜 기자공개 2021-08-11 07:07:4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전문사모운용사를 설립한 지 두 달만에 1호 사모펀드를 출시하며 펀드매니저로 복귀했다.

이채원 전 대표의 전문분야인 가치투자 전략에 행동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접목시킨다는 목표다. 이채원 의장은 3%룰과 ESG 경영 등으로 시장환경이 격변하고 있는 지금이 가치투자 부활의 적기라고 봤다.

◇이채원 의장, 1호 사모펀드 출시…가치투자·행동주의 ESG 접목

6일 라이프자산운용에 따르면 라이프운용은 최근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펀드를 설정했다. 지난달 29일 출시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605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채원 라이프운용 이사회 의장(사진)이 진두지휘하는 첫 번째 사모펀드다. 이채원 의장은 지난해 12월 한국투자밸류운용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6월 라이프운용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자산운용업계에 복귀했다. 라이프운용은 강대권 라이프운용 공동대표(전 유경PSG자산운용 CIO)가 라이프운용의 전신인 다름자산운용 남두우 대표와 합심해 설립한 자산운용사다.

'가치투자의 대부'답게 가치투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주 행동주의와 ESG를 접목해 차별화를 꾀했다. ESG 부문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개선 가능성과 경영진의 개선의지를 확인하고 투자한다는 목표다.

이채원 의장은 "펀드의 전략은 ESG 행동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투자 펀드로 정의할 수 있다"며 "기존 ESG 펀드들이 보통 포지티브나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을 차용하는데 라이프운용의 펀드가 추구하는 것은 저평가 기업 발굴과 투자,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이채원 의장은 쌍용양회(현 쌍용C&E)를 예로 들었다. 시멘트 제조사로 ESG 등급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던 쌍용양회는지난해 3월 60년간 사용해 오던 사명을 변경하고 탈석탄 목표를 제시했다. 폐타이어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연료를 생산하며 대표적인 ESG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ESG 등급이 높아지면서 기업가치가 덩달아 뛰었다. 주가순자산배수(PBR), 주가수익배수(PER)은 각각 2.4배, 20배에 달한다. 동종 업계의 PBR은 0.8배 수준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 15% 높아졌다.

이채원 의장은 "쌍용양회는 '한국기업ESG향상' 펀드가 추구하는 전략을 잘 나타내는 사례"라며 "이런 방식의 접근으로 방향성을 조금만 바꿔도 기업가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룰·ESG 경영에 시장 격변…'가치투자 부활' 증명하고파

기업을 발굴한 뒤에는 성장을 기업에 일임하기보다 적극적인 행동주의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그동안 주주 행동주의가 공격적인 투자로 인식돼 왔지만 라이프운용은 보다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이채원 의장은 전했다. 고배당이나 자사주 매각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보다 '기업 컨설팅'의 성격으로 다가갈 방침이다.

종목당 지분율 3~5%를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룰'을 염두에 둔 비중이다. 지난해 말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상법개정안 '3%룰'이 통과되면서 주주 행동주의에 나서기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이채원 의장은 3% 지분 확보를 위해 투자 종목을 20개 기업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다. 일부 종목은 이미 편입을 시작했다. 스톡 피킹(Stock-picking)으로 20여개 기업을 가름해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이채원 의장은 밝혔다.

이채원 의장은 "3%룰이 적용되면서 기업들도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가치 상승을 이끌 만한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회사의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채원 의장의 친정인 한국투자 계열사들이 판매와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기업 ESG 향상 1호 펀드의 위탁 판매사를 맡았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이달 4일 5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을 포함해 계열사 자금이 추가로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리테일 판매를 염두에 둔 2호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채원 의장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가치투자 사이클과 ESG 열풍이 함께 도래하며 가치투자의 '가치'를 증명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이채원 의장은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았던 시기에 물러난 점에 대한 아쉬움이 무척 크고, 한국투자밸류운용 임직원에게도 미안했다"며 "'가치투자의 부활'이라는 각오로 한국 상황에 가장 잘 맞는 가치투자 전략을 세우고자 하는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모럴리티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착하지 않으면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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