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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배구조 로드맵]일감 몰아주기 논란 한화S&C, 16년만에 역사속으로2005년 김동관 삼형제 소유, 분할 후 에이치솔루션 합병...경영 승계전 이슈 해소 차원 분석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13 10:32:5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에 에버랜드, 현대차그룹에 글로비스가 있다면 한화그룹에는 한화S&C가 있었다. 오너 3세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S&C는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오너 개인 회사’로 불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근원이었던 '한화S&C‘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물적분할을 통해 2017년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꾼 지 4년 만에 100%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에 흡수 합병된다. 분할법인이었던 한화S&C는 앞서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승계 재원 한화S&C, 2005년 출발부터 소송으로 얼룩

한화그룹 오너일가가 한화S&C를 경영권 승계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은 2005년 본격화됐다. 한화S&C는 2001년 3월 ㈜한화가 67%, 김 회장이 33%의 지분을 출자해 출발한 회사다.

2005년 김 회장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에게 각각 지분의 16.5%를 주당 5000원에 매각했다. 두 달 뒤엔 ㈜한화가 지분 전량을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게 주당 5100원에 넘겼다. 이로써 한화S&C가 100% 김 회장 아들 3형제 회사 소유가 됐다.

이후 한화S&C는 이들을 대상으로 총 30억원(6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동관씨는 80만주, 동생들은 각각 20만주씩을 보유하게 됐다. 한화S&C는 추가로 두 번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발행 주식수를 500만주로 늘렸다. 세 아들의 지분율은 50%, 25%, 25%로 맞춰졌다.


2004년까지 줄곧 적자였던 한화S&C는 3형제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이후인 2005년 흑자전환 했다. 이를 두고 당시 검찰과 시민단체 등은 김 회장이 한화S&C 주식을 적정가격의 45분의 1도 되지 않는 헐값에 팔아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개혁연대는 2005년 (주)한화가 보유했던 한화S&C 주식 40만주를 김동관 부사장에게 싼값에 팔아 (주)한화에 600억원대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9년 9월 대법원은 경제개혁연대와 (주)한화 소액주주 2명이 김 회장과 한화 전·현직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한 주주대표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최종 재판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삼형제의 한화S&C 지분 취득은 그 출발부터 소송으로 얼룩졌다.

◇물적분할과 수차례 합병 거쳐 S&C 해체...승계 본격화 신호탄?

한화S&C는 2005년 38억원의 흑자를 내기 시작해 삼형제가 지분을 인수한 지 10년 만인 2015년에는 164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에는 한화 그룹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크게 작용했다. 한화S&C의 국내 매출액 절반 이상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공정위의 사익 편취도 한화S&C를 겨냥했다. 마냥 모르쇠로 일관할 수는 없었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김동관 3형제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부당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2017년 한화그룹은 한화S&C의 물적분할을 결정한다. 한화S&C는 회사를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시스템통합업체인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100% 가운데 45%(535만7천주)를 스틱인베스트먼트에 2500억원에 매각했다.

물적분할을 계기로 한화S&C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신설법인인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한화가 3세들의 주식이 한주도 없기 때문이다.


1년 뒤 한화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2018년 5월 그룹 경영 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기로 했다. 오너일가가 직접적으로 보유한 한화S&C 주식은 없지만 물적분할을 통해 만들어진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합병을 선택한 것이다.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해 사익편취 규제 허들이 되는 총수 일가 지분율을 20% 아래로 떨어뜨리자는 전략이었다.

합병법인 출범 시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52.9%로 최대주주가 되며 에이치솔루션이 약 26.1%, 재무적투자자(스틱컨소시엄)가 약 21.0%였다. 에이치솔루션은 합병법인 보유 지분의 약 10% 이상을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약 13.41%로 낮췄다.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합병으로 한화S&C 사명은 사라졌다. 합병법인명이 한화시스템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화S&C 물적분할의 결과물로 존재했던 에이치솔루션마저 한화에너지와의 합병을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로써 2005년 한화 3세 3형제가 지분을 100% 소유한 오너 개인회사로 출발했던 한화S&C는 16년 만에 자취를 완전히 감추게 됐다. 김동관 사장을 필두로 한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행보는 승계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이 승진 이후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경영권 승계 행보는 가시적이지 않았다”면서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합병은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논란이 됐던 과거를 정리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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