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은행, IRP 퇴직연금 성장주도...수익률 신영증권 '톱' [퇴직연금시장 제도별 분석/IRP]적립금 40조 돌파, 20% 성장…증권업계 고수익·저수수료로 적립금 35% 확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1-08-18 07:18:3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상반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의 적립금이 40조원의 벽을 넘었다. 지난해 말 34조4000억원을 기록한 지 6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업계도 수수료 면제와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적립금을 확대하는 중이다.IRP 유형의 수익률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평균 수익률이 5.6%를 넘기며 선전했다. 증권업계가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자체 포트폴리오를 지원하며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IRP 적립금 40조 벽 깼다…국민은행 '독주'·증권업계 성장세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상반기 IRP 총 적립금은 41조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6조6300억원이 늘었다.
IRP 부문은 매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6개월 만에 19.27%의 성장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도 적립금 규모가 전년말 대비 35.5% 증가한 바 있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62.59% 확대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IRP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6위 NH농협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 5곳의 적립금 합계는 25조4247억원이다.
국민은행이 적립금을 1조원 이상 늘리며 전체 적립금 성장세를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IRP 적립금은 전년대비 1조180억원 늘어난 7조482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IRP 투자자 5명 중 1명은 국민은행에 퇴직연금을 맡긴 셈이다. 국민은행은 2010년 이후 IRP 적립금 규모에서 1위 자리를 뺏긴 적이 없다.
증권업계와 보험업계가 뒤를 따랐다. 증권업계와 보험업계를 비교하면 증권업계의 규모가 세 배가량 크다. 증권업계가 10조1516억원, 보험업계가 3조908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적립금 규모는 은행대비 적지만 올해들어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적립금 증가율이 34.55%로 은행업계의 두 배다.
증권업계가 4월부터 비대면 상품에 수수료 면제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적립금 성장세가 역전되고 있다. 2분기만 떼놓고 보면 주요 증권사들의 IRP 적립금 상승률은 10%를 넘긴 반면 주요 은행들의 적립금 상승세는 5%대에 머물렀다.
하반기 증권업계 성장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은행권 퇴직연금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증권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7월 금융위원회에 퇴직연금 계좌의 ETF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지를 문의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금융위는 신탁업자인 은행이 주식중개서비스와 연동해 투자자에게 ETF 시세를 제공하거나 운용지시를 통해 신탁재산을 운용하는 것이 ETF 위탁매매 업무에 해당해 증권사의 업무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증권업계, 투자자 맞춤 포트폴리오에 수익률 고공행진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최근 1년(2020년 7월 1일~2021년 6월 30일) IPR 수익률(단순평균)은 5.6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64%와 비교하면 2%포인트(p)에 가깝게 상승했다. 코스피 성장세가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을 뒷받침하면서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이 평균 수익률을 견인했다. 42개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중 25개의 상품이 수익률 20%를 넘길 만큼 고른 성과를 나타냈다. 교보생명과 IBK연금보험, 광주은행은 수익률 27~28%를 기록했고 신영증권이 수익률 25%에 육박했다.
합계 수익률에서는 증권사의 성적이 높았다. 자체 포트폴리오를 제공한 증권사들이 높은 성과를 보였다. 신영증권이 합계수익률 21%를 내면서 1위에 안착했다. 신영증권은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율이 높아 지난해에도 IRP 상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신영증권이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가 성과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루키' 한국포스증권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장에 진출한 한국포스증권은 첫 수익률 집계에서 최상위권에 들었다. 합계수익률은15.80%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이 20.94%의 수익을 내면서 평균 수익률을 이끌었다. 펀드 판매 전문인 온라인 증권사로 수수료가 낮고, 투자자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업권을 가리지 않고 낮은 성과를 냈다. 은행과 증권, 보험업계 등 모든 업권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대를 넘기지 못했다. 한화손해보험이 수익률 0%를 기록했지만 사실상 수탁고가 매우 낮거나 없는 수준으로 무의미한 지표다. 다음으로는 유안타증권이 0.17%, KDB생명보험이 0.64%를 기록했다.
합계수익률이 낮은 곳은 대부분 보험사였다. 제주은행이 1.44%로 IRP 합계수익률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어 DB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이 수익률 2%를 밑돌았고 롯데손해보험과 현대해상, DB생명, 동양생명 등이 2% 초반대에서 고전했다. 보험업계의 점유율은 2020년말 8.74% 대비 축소된 7.53%로 적립금은 소폭 늘었지만 증가폭이 2.77%에 불과해 평균대비 크게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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