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 점검]최고순위 경신한 우미건설, 성장 돌파구 찾는 이유11년째 시평액 상승, 경영평가 비중 70%…공사실적은 정체
고진영 기자공개 2021-08-17 07:48:1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평 20위권 문턱을 넘은 우미건설이 올해도 순위 상승을 이어갔다. 외형 성장세는 둔화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재무구조가 좋아진 덕분이다. 다만 경영평가액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항목은 모두 점수가 낮아져 본업 경쟁력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2021년 시공능력(토목건축) 평가 순위에서 우미건설은 2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26위)보다 한 계단 오른 순위다. 시평 집계가 이뤄진 이래 3년 연속 최고 성적을 다시 쓰고 있다.
우미건설은 2010년 이후 50위권을 오가다 2014년 처음으로 39위에 이름을 올리며 30위권에 자리했다. 그 뒤 2017년 40위권으로 밀리기도 했으나 2019년 반등에 성공하며 30위권을 탈환, 작년에는 20위권까지 진입했다.

최근 몇년간의 상승세는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덕분이다. 시평액은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을 합산해 산출한다. 이중 핵심은 공사실적과 경영평가인데 기준은 최근 3년이다.
우미건설의 경우 근 11년 동안 시평액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순위만 보면 굴곡이 있었으나, 시평액 자체는 2010년 4183억원을 기록한 이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매년 늘었다.
올해 역시 시평액이 1조5409억을 기록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전년(1조5344억원) 대비 65억원 정도 많은 액수다. 세부적으로 보면 경영평가액이 1조609억원으로 전체 시평액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그 뒤로 공사실적평가액 비중이 22%, 기술능력평가액 5%, 신인도평가액 3% 순이었다. 사실상 경영평가액이 대부분을 지탱한 셈이다.

우미건설은 차입금의존도와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률, 총자본회전율 등 모든 경영평가액 관련 지표가 좋아졌는데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5년 전 33배 수준에서 올해 343.7배 수준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이 대폭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두배 이상 점프했기 때문이다. 매출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우미건설은 2018년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9년 다시 9000억원대, 2020년 8000억원대로 축소되는 등 외형 둔화 기조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작년이 2019년보다 13.8% 정도 높았다. 영업이익율이 기존 13.7%에서 18%로 개선된 덕분이다.
여기에는 자체 분양 확대에 따라 원가율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우미건설의 사업구조는 분양매출과 공사매출이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으로 따지면 분양매출이 54.97%(4513억원), 공사매출이 44.91%(3688억원)다.

이중 분양매출 원가율 하락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통상 시행과 시공을 도맡는 자체분양 사업은 외주주택보다 마진율이 높다. 인천 검단신도시, 세종 주상복합 등이 우미건설의 대표적인 자체 분양사업장이다. 지난해 우미건설의 공사매출 원가율은 예년과 동일한 89%대를 유지했으나 분양매출 원가율은 68.71%로 2019년대비 7.07%p 낮아졌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0년의 경우 전년 대비 35.64% 증가한 1269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 경정청구 등으로 비용 조정이 이뤄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쌓으면서 재무 건전성도 강화됐다. 꾸준히 차입금을 줄여 지난해 부채비율은 26.42%까지 내렸다.
다만 경영평가액을 제외하면 시평액 추이가 그리 긍정적인 편은 아니다. 공사실적평가액과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의 경우 모두 전년보다 조금씩 규모가 줄었고 3년 전과 비교해도 오히려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경영평가액은 공사실적평가액의 3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는 시평 집계에 있어 매출 등 본연의 공사 성과에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다. 바꿔 말하면 우미건설은 본업 성장세가 정체했다는 뜻이 된다.

실제 우미건설은 본업만으로는 중장기적 외형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투자사업팀을 두는 등 신사업 발굴에 매진 중이다. 주요 투자대상은 건설업과 연계성이 있는 영역으로 정했다.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소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세운 브리즈인베스트먼트에 100억원을 출자한 일은 건설업계에서도 선제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는 프롭테크에 특화된 IT회사로 우미건설이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던 영역 중 하나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투자도 눈에 띈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유상증자에 400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지알이파트너스, 캡스톤자산운용의 지분투자에도 참여했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경기도 이천 소재 물류센터 개발 PFV에 투자해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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