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기저효과는 남일...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 상반기 16% 증가…영업익은 감소, 미래 위한 투자 영향
이경주 기자공개 2021-08-20 07:57:0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미디어커머스·D2C(Direct to Consumer) 선두주자 에이피알(APR)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15%가 넘는 매출증가율을 달성했다.언택트 수혜 기업들이 올해 기저효과로 실적이 둔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에이피알 특유의 젊은 감성을 기반으로 펀더멘털을 지속 강화한 결과라는 평가다. 내년 상반기 예정인 기업공개(IPO)에서 최대 실적을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패션브랜드 널디 매출 폭증…해외사업도 순항
에이피알은 17일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 1182억원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1016억원)은 16.4% 늘고 영업이익은 38.2% 감소한 수치다. 올해도 기저효과 없이 고공성장을 잇고 있는 모습이다.
D2C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사업이기에 기본적으로 코로나19가 강요하고 있는 언택트 환경에 유리하다. D2C는 제조사가 스스로 구축한 온라인몰(자사몰)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이다. 광고인지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거나 실용성이 뛰어난 제품 홍보영상을 SNS를 통해 노출시킨다. 소비자들은 영상에 있는 링크를 통해 에이피알 자사몰에 진입해 제품을 구매한다.
에이피알은 코로나19 전에도 매년 큰 폭의 성장을 해왔다. 매출이 2018년 1026억원에서 2019년 1590억원으로 54.9% 증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사상 최대 매출인 2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보다 38.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기저효과가 있을 법도 했다. 실제 같은 언택트 환경 수혜를 누린 게임업종은 올 들어선 기저효과로 매출성장이 둔화되거나 후퇴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매출(1조51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도 같은 기간 매출(9203억원)이 3.2% 줄었다.
반면 에이피알은 올 상반기 16% 성장을 지속했다. 사업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에이피알도 주력인 뷰티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에 그쳤다. 다만 보조사업이었던 패션부문이 같은 기간 매출이 75% 늘며 전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에이피알은 주력 제품군이 화장품으로 △코스메틱(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과 △여성용 화장품 에이프릴스킨(Aprilskin) △남성용 화장품 포맨트(Forment) 등이 있다. 보조사업은 △패션브랜드 널디(Nerdy) △건강기능식품 글램디(Glam.D) 등이 있다. 주요 고객층은 MZ세대다.
해외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도 고공성장 유지 비결이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503억원으로 전년 동기(429억원) 대비 17% 늘었다. 상반기 전체 매출(1182억원)의 42%를 해외사업이 책임졌다. 에이피알은 싱가폴과 대만,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등 6개국에서도 D2C 사업을 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패션브랜드 널디만 상반기에 333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시그니처 제품인 트랙수트를 비롯해 여름 시즌 제품 판매가 돋보인 결과”라며 “널디는 매출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 정도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익 감소, 인재영입 결과…IPO 앞두고 내실다지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미래를 위한 투자 영향이다. 에이피알은 최근 수년 새 대거 유입한 신규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위해 올 3월 멤버십 프로그램 '엠클럽(M-club)'을 론칭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덕분에 국내와 미국에서만 5만여명이 엠클럽에 가입했다. 다만 이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
더불어 해외진출에 관한 투자도 병행했다. 에이피알은 미디어커머스·D2C 사업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지난 수년 동안 확인하고 지속 진출국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20개국에 대한 진출 계획을 밝혔다. 단기적으론 프랑스와 영국, 호주 등에 우선 진출한다. 현재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자사몰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에 사업확장을 위한 물류망 확보와 대규모 인력 충원이 필요했다. 에이피알은 올 상반기에만 인턴십 제도를 통해 70여명을 채용했다. 전년 연간 전체 인력(246명)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70여명)와 비슷한 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탓에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평소보다 늘었다. 올 상반기 판관비는 81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7% 늘었다. 가장 큰 비용이자 D2C사업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광고선전비(358억원) 외에도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여파다. 급여는 올 상반기 8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4% 증가했다. 매출증가율(16.4%)을 크게 상회한다.
펀더멘털을 강화하기 위한 비용집행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측면에선 긍정적이다. 내년 상반기 IPO를 앞두고 보다 튼튼한 내실을 갖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단행한 투자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이어온 공격적인 투자들이 하반기에 더 큰 결실로 다가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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