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레버리지 리뷰]'조달의 달인' 이마트, 다음 위기극복 카드 '쓱닷컴·스벅' IPO③차입·유동화 이어 자회사 상장 대기, 실탄 축적·부채 관리 병행
전효점 기자공개 2021-08-23 08:06:18
[편집자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맞물려 국내 유통기업들의 레버리지 전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채 기반의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와 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과 유동화, 시장성 차입 등이 한창이다.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격동의 시기 생존을 위해 뛰고 있는 유통사들의 레버리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수년 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조달의 달인'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 사업 다각화 국면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권 차입과 사채 발행을 주로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자산 유동화에 이어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재무적투자자(FI)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서 보유 자산을 주목하고 있다. 잇따라 유동화를 추진 중인 점포와 부지, 사옥 등 부동산 외에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로 성장해온 자회사가 대상이다. 당초 2023년을 바라보고 있던 에스에스지닷컴 상장 일정은 내년 초로 당겨졌다. 현재 시점에 무리해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잔여 지분을 인수한 것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재무건전성 2019년 '바닥'…자산 유동화로 '위기극복'
이마트가 다양한 조달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부채 수준을 관리하면서 투자를 병행하기 위해서다. 이커머스로시장 판세 변화와 맞물려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제한된 상황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연결기준 상각전이익(EBITDA)이 2016년 이후 줄곧 1조원 안팎에 머물렀던 반면 부채 부담은 매년 증가했다. 순차입금/EBITDA는 2017년 3.2배에서 2018년 3.4배, 2019년 4.4배까지 높아졌다. 2018년 90% 미만이던 부채비율은 2019년 107%, 2020년 113%로 올랐다.
이로 인해 2019년 10월 이마트 대표로 부임한 강희석 대표는 가장 먼저 비효율 사업 구조조정과 재무 건전성 회복에 전념했다.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강 대표가 주목한 것은 이마트의 풍부한 자산이었다. 2019년 13개 점포를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유동화해 1조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듬해 서울 마곡 부지와 장충동 부지를 매각해 약 1조원을 조달했다. 올해는 가양점 매각을 통해 7000여억원을 확보했다. 비필수 투자를 줄이고 필수 투자에 집중하면서 자본적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강 대표의 전략은 통했다. 리스부채 효과를 제거한 순차입금은 지난해 1조5000억원 선으로 2019년 2조300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수익성도 회복했다. 지난해 EBITDA는 1조22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0% 개선됐다.
◇공격적인 투자 재원 마련 '절실'…'조달 다각화'
최소한의 체력을 회복한 이마트는 올 들어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에는 M&A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쿠팡과 네이버 등이 이커머스시장 선점을 두고 적자를 무릅쓴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재무 안정성을 갖추면서 점진적인 성장을 추구할 여유가 없었다. 이마트로서는 후발주자들을 인수합병하면서 지배력을 확장해야 했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약 4조원이 넘는 투자 결단을 내렸다. 3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베이코리아 딜이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네이버 파트너십을 위한 지분 매입(1500억원), 에스케이와이번스 인수(1000억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더블유콘셉 인수(2700억원),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잔여 지분 인수(4700억원) 등 숨가쁜 투자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조달 방안을 강구했다.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현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캐시플로가 풍부한 알짜 계열사의 자회사 편입, 자회사 IPO, 공모채 발행 등 다양한 수단이 대두됐다.
올 초 네이버의 지분 확보를 위해 보유 자사주를 활용했다. 자사주 90만주 가운데 82만주 가량을 장내에서 처분해 1500억원 의 현금을 확보해 네이버 주식을 매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묘수였다. 이마트는 스타벅스 잔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 싱가포르국부펀드(GIC Private Limited, 이하 GIC)에 손을 벌렸다. GIC가 지분 32.5% 인수에 선뜻 나서면서 이마트는 17.5%에 해당하는 4750억원만 부담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악재 속에 견조한 성장세 속에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사업적인 시너지 외에 유사시 자금 조달 통로가 될 전망이다. 자회사 편입 자체로 이마트의 재무구조를 개선시켜주고 지속적인 캐시플로를 보장한다.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면 이마트는 구주 매출을 통해 지분 매입에 투입한 현금 이상의 이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GIC 역시 IPO 엑시트를 전제로 FI로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 차입 없는 자금 조달 '묘수'…쓱닷컴 이어 스벅까지 '상장 대기'
이마트는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시화될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 성수동 사옥 매각과 자회사 에스에스지닷컴의 조기 IPO를 추진 중이다.
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8900억원이며 단기금융자산이 2400억원 수준이다. 총 1조1300억원 수준이다. 당장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 인수에 4800억원을 투입하고 나면 650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대금을 불입하기 위해서는 2조7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당장 추진 중인 성수동 사옥 매각(1조원 이상)과 공모채 발행(4000억원 내외)은 1조5000억원 안팎의 신규 자금을 확충하는 통로가 될 예정이다. 남은 1조2000억원의 인수대금은 하반기 유입될 자체 이익과 일부 점포 추가 유동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기업가치가 10조원까지 거론되는 에스에스지닷컴 상장이 내년 초 계획대로 마무리된다면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도 상당한 구주 매출이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PSR(주가매출비율) 3~4배를 에스에스지닷컴 지난해 매출에 기계적으로 적용해도 추정 기업가치는 최소 4~5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자사주와 기존 유형자산, 재무적투자자 유치 등으로 자체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당장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려면 외부 차입을 통한 조달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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