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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삼성카드, 2019년 르노삼성차 이사회 참여 '중단'2000년 출범 당시 두자리 배정, 2년8개월째 참여 안해…업계 "삼성 빠져도 변화 없을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23 11:23:4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2대주주인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지분 전량(19.9%)을 매각한다. 2000년 '르노'와 '삼성'을 합친 '르노삼성' 브랜드가 세상에 나온 지 21년 만이다. 삼성그룹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며 26년 간 이어온 완성차사업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기로 결정했다.

주주 변경이 예고되며 르노삼성차에 어떤 변화가 뒤따를 지 주목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삼성의 이탈에 따른 경영상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대주주인 르노그룹 측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도 르노 중심이다. 삼성카드 측은 이미 2019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아왔다.

19일 르노삼성차 법인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4명, 감사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도미닉 시뇨라 대표이사가 유일한 사내이사고 르노 측에서 띠에르 꼬녜·파스칼 펠텐·프랑수와 프로보 기타비상무이사가 경영에 참여 중이다. 감사는 크리스틴 졸트로다. 이들 다섯 모두 프랑스 국적이다.


나머지 한 명은 오직렬 기타비상무이사로 유일한 한국인이다. 오 이사는 과거 삼성차 시절부터 재직했던 인물로 르노삼성차에서 제조본부장과 부산공장장 등을 지냈다. 이사회 활동은 2015년 3월 사내이사로 취임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3년 뒤인 2018년 3월 중임이 결정됐다.

눈에 띄는 건 2018년 말 퇴직 이후로도 이사회에 참여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신분(직위)에는 변화가 생겼다. 회사에 몸담고 있던 2018년까진 사내이사였으나 2019년부턴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이다. 등기상 2018년 12월 말일자로 사내이사에서 사임했고 2019년 1월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오 전 부사장은 기존 삼성차 임원들 중 르노삼성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오래 재직한 인물"이라며 "이런 점이 고려돼 이사회 구성원이 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대주주인 삼성카드 측 인사는 이사회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을 19.9% 보유하고 있지만 이사회를 통한 경영 관여는 전혀 하지 않는 셈이다. 가장 최근에 몸 담았던 삼성카드 소속 임원은 안기홍 경영지원실장(전무)과 정우철 오토금융담당 상무다. 두 사람은 2018년 말까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년8개월 전이다.

구체적으로 안 전무는 2015년 3월 처음 이사회에 발을 들였고 3년 뒤인 2018년 3월 중임했다. 그러나 두번째 임기 9개월 만인 그해 12월 이사회를 떠났다. 2018년 3월 합류한 정 상무 역시 임기 1년을 채우지 않고 사임했다. 2018년 12월 두 사람을 마지막으로 삼성카드 측 인사들의 이사회 참여가 끊겼다.

사실상 이때부터 삼성카드가 지분 정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수 있단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서는 삼성이 조만간 만기 도래하는 브랜드 이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거란 얘기가 돌았다. 르노삼성 측이 새로 이사를 선임하지 않으며 이사회 규모가 8명에서 6명으로 작아졌다.

삼성카드 측은 2000년 르노삼성차 출범과 동시에 이사회 자리를 1~2개 정도 차지해왔다. 르노삼성 측이 주요 주주에게 자리를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초창기(2000년) 이사 명단에는 이용순 당시 삼성카드 부사장과 원경하 전 삼성카드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부사장은 삼성차 전략기획실장을, 원 전 부사장은 삼성캐피탈 부사장을 지냈던 이력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은 주주간 동의와 주총 의결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주주들끼리 서로 원만하게 얘기가 된 것으로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측의 이사회 참여는 지분 참여와 더불어 르노와 삼성을 잇는 연결고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양측간 지분율 차이가 분명한 만큼 좌석 수 차이는 늘 존재했다. 삼성은 2000년 르노삼성차 출범 당시부터 꾸준히 지분을 보유해왔지만 20%를 넘기지는 않았다. 통상 20%를 보유할 경우 관계사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1999년 르노그룹이 삼성차 인수를 결정할 당시 계약조건 중 하나가 삼성 측의 지분 참여였다. 국내에서 르노라는 브랜드가 생소했던 데다 지분관계가 엮여있어야 적극적으로 인수인계가 이뤄질 거란 판단에서다. 이후 삼성은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배당도 챙겨왔다. 르노삼성차가 브랜드 이용권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지급한 수수료는 국내 매출의 0.8%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브랜드 사용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현재는 유예기간(2년) 중으로 사실상 내년 8월 이후론 '삼성'을 뗀 '르노' 브랜드로만 국내에서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르노그룹이 향후에도 지금과 같이 르노삼성차의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통상 기업들이 주요 주주에게 이사회 자리를 챙겨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후 새로운 인물이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제 삼성카드가 매각 의사를 밝힌 단계로 실제 주주가 교체되고 이사회가 새로 꾸려지기 전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르노가 지분 8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삼성 측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경영 등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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