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CEO' 최광호 대표, 10년만의 한화건설 부회장 탄생 2015년 선임 이후 6년째 임기 유지…해외 리스크 관리, 재무개선 성과
고진영 기자공개 2021-08-27 10:18:0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현중 전 대표 이후 한화건설에서 10년 만에 탄생한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인사다. 회사 외형이 주춤한 상태지만 변수많은 이라크사업 리스크 관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재무지표를 개선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그는 40년 넘게 단 한 번의 이동도 없이 한화건설에서만 몸 담아온 정통 건설맨이다. 옛 태평양건설 시절 공채로 입사한 뒤로 현장직부터 시작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신임이 상당히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 대표들의 경우 대부분 임기가 짧은데 최 부회장은 드물게 장수 CEO로 손에 꼽힌다. 그룹에서 받는 믿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한화건설은 김승연 회장의 애정이 각별한 곳으로 자주 언급된다. 청년 시절 경영수업을 그 전신인 태평양건설에서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7년 만의 경영 복귀처 중 하나로 한화건설을 택했다. 2012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공사 수주를 직접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역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공사와 무관치 않다. 1956년생으로 1977년 한화건설에 입사한 그는 2012년 이라크 비스마야뉴시티프로젝트(BNCP) 건설본부장을 맡았다. 위험 요소가 산재한 이라크 현장을 관리하며 김 회장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말에는 해외부문장 겸 부사장에, 6개월 뒤인 2015년 6월에는 사장 자리에 올랐다. 2년 6개월 만에 전무에서 사장까지 가파른 승진가도를 달린 셈이다. 이라크사업에 공을 들여온 김승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파격 인사였다.
이후 이라크 현장이 우여곡절을 뚫고 정상화 궤도에 오른 데도 최 부회장의 관련 노하우가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금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치면서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초창기에는 BNCP 7년, 소셜인프라 구축 5년이었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으로 밀렸다. 특히 작년부터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슬로우다운(공사진행 지연)에 돌입했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에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대금 일부를 수령하면서 한숨 돌렸다는 설명이다. 규모는 8700만달러, 한화로 약 1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말 기준 이라크 관련 공사미수금은 7194억원까지 축소됐다. 재무구조 측면에서 부담이 일부 완화된 셈이다.
한화건설은 앞으로도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시기 수장에 오른 만큼 최 부회장은 외형 성장보다 안정화에 주안점을 두고 회사를 이끌어왔다. 부임 이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부진한 해외사업들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그룹에서 신임도가 높다보니 당장의 실적개선 압박으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롭다는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한화건설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덕분에 신용등급이 2019년 BBB급에서 벗어나 A급 건설사로 올라섰다. 2015년 A급 위치를 반납한 뒤로 줄곧 BBB급에 머물러왔는데 A급에 진입한 것은 4년 만이었다. 작년에는 BBB급 딱지를 모두 떼어내기도 했다.
수주 역시 선전 중이다. 전략적으로 해외수주를 줄이면서도 신규수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수주 실적을 보면 2017년 3조원대에서 2018년 3조1116억원, 2019년 3조3096억원, 지난해 4조768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말 기준 공사계약 잔액은 17조1614억원이며 도급증가액(2조4495억원) 중 81%를 국내에서 채웠다.
업계 관계자는 "최광호 부회장이 대표적인 해외통이라는 고려하면 주력 경쟁력을 떼고도 수주를 늘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랫동안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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