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소합병 다시보기]'전열 재정비' 메카로, '20억 스톡' 파격 대우 인재 영입②'케이씨텍' 출신 박영순 경영 참여, 세라믹 강화…자회사 구조조정 속도 "환기 탈피 주력"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06 07:25:24
[편집자주]
인수합병(M&A)은 달콤한 유혹이다. 성장 동력을 찾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손쉽게 선택하는 전략 중 하나다. 많은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전환, 지배구조 개편 등에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다수의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합병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는 전략이다. 더벨은 상장사 합병을 전후해 재무구조 변화와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부품 및 소재 전문기업 '메카로'가 환기종목 탈피를 위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자회사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재정비를 비롯해 세라믹 히터블록 등 신성장 동력에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특히 반도체 부품 및 소재사업 전문경영인 출신의 박영순 사외이사를 사내이사로 영입하면서 20억원대 스톡옵션을 제시했다. 박 이사는 세라믹 전문기업 '케이씨텍' 등에서 대표를 역임한 전문가다. 메카로는 복수의 대표 체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새판을 짜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메카로는 이달 3일 100% 자회사 '케이브이티에스(KVTS)'를 합병했다. 반도체 및 태양전지용 특수밸브 제조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9월 인수한 KVTS는 메카로 밸브사업부로서 반도체용 '자동공정용 밸브(APC VALVE)' 등을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메카로는 올해 초 외부 감사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에 단초가 됐던 자회사 '케이에프알엔디(KFR&D)'를 매각했다. 반도체 공정 R&D 전문기업으로 차세대 기술 확보 및 사업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누적된 적자 경영과 온전한 지배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목을 잡은 자회사다. 메카로는 인수금액 대부분을 회수하는 대신 더 큰 손해를 막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환기종목 탈피를 위한 변화의 연장선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 탓에 환기종목에 지정된 메카로는 내년마저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메카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자회사 구조조정과 내부회계관리제도 재점검 등 전열을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영진에도 변화를 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박영순 사외이사의 사내이사 영입이다. 그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반도체 부품 및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텍'과 그 관계사 '티씨케이'에서 10여년간 대표를 역임하는 등 업계 전문가다. 그는 최근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이종수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메카로는 박 사내이사 후보자에게 파격적인 대우도 제시했다. 스톡옵션 20만주를 주기로 한 것이다. 메카로 직원 가운데 최대 수량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여된 스톡옵션 전체 수량(26만7400주)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근 메카로 주가를 고려해 산출된 행사가격을 대입하면 20억원대 규모다.
이 같은 변화는 메카로가 힘을 싣고 있는 히터블록 사업과도 관련이 있다. 국산화에 성공한 히터블록은 반도체 공정 가운데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 기판인 실리콘웨이퍼를 원하는 공정온도로 균일하게 가열하는 역할을 한다. 메카로는 최근 세라믹 소재를 적용한 히터블록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매입한 충청북도 음성군 소재 '성본산업단지' 내 4만152㎡ 부지는 세라믹 사업 확대를 위한 공장 등 설립에 활용될 계획이다.
박 사내이사 후보자는 고기능성 세라믹 소재 활용 등 반도체 산업 전반에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메카로는 정관 내 의장에 대한 조문을 정비하면서 "다만, 복수의 대표이사가 있는 경우 주주총회의 의장은 이사회에서 정한다"라는 문구를 넣어 현 이재정 단독 대표 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놨다.
히터블록 강화는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전구체(ZM40, TiCl4 등) 사업 영향도 있다. 메카로는 2018년까진 히터블록과 함께 반도체 공정 소재인 '전구체' 부문이 주력 사업부문이었다. 두 사업부문은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9년을 기점으로 전구체 사업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력 고객사와 관계가 일부 틀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72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메카로는 견고한 경쟁력을 가지며 성장하고 있는 히터블록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그동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전구체 부문이 자리를 히터블록에 넘겨준 상황이다.
메카로 관계자는 "박영순 사내이사 임명과 관련해선 스톡옵션 부분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경영 전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 보고 제안을 했다"며 "전구체 부분은 정체되고 히터블럭은 성장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 환기종목 탈피에 주력하면서 사업과 조직 등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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