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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비화 남양유업 매각, 홍원식 '선결조건' 뭐길래 한앤컴퍼니 "오너일가 위한 추가협상 내걸어"...3세 사업분사 등 거취 연관 관측

김선호 기자공개 2021-09-01 07:41:1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간 경영권 매각 분쟁이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갈등의 뇌관이 된 ‘선결조건’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홍 회장이 무리한 선결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30일 “지난 수주동안 협의와 설득을 통해 원만하게 거래가 종결되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매도인 측의 이유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남발, 계약해지 가능성 시사로 거래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도인 측이 한앤컴퍼니의 문의와 설득에도 2주 이상 묵묵부담으로 일관하더니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주기를 희망하는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으로 내세워 협상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에 홍 회장 측은 “계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를 제안하고 있는데 인수인 측이 소를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법정분쟁의 불씨가 된 선결조건이 홍 회장 오너일가와 관련된 사항이라는 한앤컴퍼니 측의 주장이다. 이를 두고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가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을 비춰보면 한앤코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남양유업 매각분쟁의 원인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먼저는 남양유업이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 장부가액(3693억원)보다 낮은 매각금액이 거론됐다. 한앤컴퍼니는 최초 홍 회장 측과 남양유업 지분 52.63%를 301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7월 30일 임시주총에서 거래대금지급 등 계약을 종결하고자 했지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가 나타났기 때문에 홍 회장이 기존 계약 종료 일시를 연기시키고 새로운 인수자와 협상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한앤컴퍼니와 거래 종결을 위한 협상 시간이 더 필요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연기된 기간동안 선결조건 협상을 이뤄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양유업 임원인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상무 거취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 회장이 5월 4일 ‘불가리스 사태’에 따른 기자간담회에서 현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가장 고민을 했던 것은 두 아들의 거취였다. 일부 측근은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두 아들의 미래까지 예단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선결조건이 향후 남양유업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로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 회장 자녀들이 임원으로 잔류하는 것에 대해 수용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홍 회장의 장남 홍 상무는 남양유업 전략기획담당을, 차남 홍 상무는 '백미당' 등 외식사업본부를 맡고 있다. 이번 매각분쟁과 관련해 경영성과가 있는 차남 홍 상무의 외식사업본부를 분사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물론 아직까지 선결조건의 정체가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다만 본격적인 소송이 진행될 경우 선결조건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이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기 힘들었던 쌍방간 이유까지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놓인 선결조건에 대해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힘든 만큼 본격적인 소송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한앤컴퍼니가 소를 제기한 만큼 홍 회장 측도 이에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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