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의 깜짝인사, 제2의 바이젠셀 발굴할까 44세 장두현 단독 대표 제체로…CJ·보령홀딩스 등에서 경영 전략 담당
심아란 기자공개 2021-09-01 07:14:1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제약이 대표이사를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이 대표직을 떠날 때를 제외하면 항상 임기 만료에 맞춰 후속 인사를 단행해 왔던 만큼 이례적인 행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각자 대표가 아닌 단독 대표를 선임한 점도 눈길을 끈다.신임 장두현 대표(사진)은 보령홀딩스 시절부터 재무와 경영전략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업계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 추가 등 보령제약의 투자 확대를 위한 의사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30일 보령제약은 이사회를 열고 장두현 경영총괄 부사장을 단독 대표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장 신임 대표의 사장 승진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장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에서 경제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이후 주로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주요 이력으로는 미국 이동통신사 AT&T 재무팀, CJ그룹 경영전략실, CJ대한통운 해외사업 기획관리, CJ CGV 베트남사업 총괄 등이 손꼽힌다.
2014년에는 지주회사격인 보령홀딩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입사해 5년간 몸담았다. 이후 보령제약 운영총괄(COO) 전무로 자리를 옮기고 작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해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첫 단독 대표로 부임한다.
업계에서는 대표 인사 전통을 깬 보령제약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그동안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를 선임해 왔다. 전임 대표가 한 차례 중임한 이후 사내이사 임기 6년을 채우면 대표를 교체하는 식이었다. 하반기에 실시한 인사는 2018년 12월에 김은선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안재현 각자대표를 선임했던 게 유일하다.
장 대표 전임자인 안재현 전 각자대표는 지난해 중임돼 2023년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이삼수 전 각자대표는 2019년에 선임돼 내년 3월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그렇다고 전임 대표 두 사람이 아예 보령제약에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사회 내 최고경영위원회를 신설했으며 두 사람이 공동 의장을 맡아 경영 자문 제공 등의 역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2022년 경영계획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적기였기 때문에 대표 인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처음으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 이사회에 만든 최고경영위원회가 단독 대표를 보완해주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가 앞으로 △제2의 바이젠셀 발굴 △항암제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Legacy Brands Acquisition)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올릴지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 H 유상증자로 985억원을 확보한 만큼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보령제약은 2016년부터 항암제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전문의약품 부문 산하에 있던 ONCO(항암) 본부를 부문으로 독립시켜 운영 중이다. 자체 항암 신약 후보물질 'BR2002'을 보유 중이며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과제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항암제 라인업 확충이 지목된다. 2014년 로슈의 젤로다를 시작으로 이듬해 한국릴리의 젬자, 2016년 삼양바이오팜의 제넥솔 등을 도입해 성장해 왔다. 작년에는 젬자의 국내 독점 제조 및 판권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현재 LBA를 위한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동시에 바이오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신규 시장 진출도 꾀한다. 올해 5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판권 계약을 맺었다.
바이젠셀과 같은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지도 관심거리다. 보령제약은 면역세포치료제 전문 바이오텍인 바이젠셀의 최대주주다.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2016년 15억원을 투자하고 이듬해에는 15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지분율 조정을 위해 2019년에는 8억원 가량 구주를 정리했다.
바이젠셀은 최근 IPO를 마치고 코스닥에 입성했다. 보령제약의 보유 지분 가치는 1200억원대에 이른다. 투자 원금이 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평가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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