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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옥죄기 파장]초반부터 너무 달린 NH농협은행, 11월까지 '관망세'8월 전세대출 주춤 불구 가계 증가율 7.6%, 당국 목표치 '훌쩍'

이장준 기자공개 2021-09-09 07:34:3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5: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파장은 NH농협은행으로부터 시작됐다. 올 들어서 유독 초반부터 매달 가파르게 가계대출을 늘렸고, 이로 인해 6~7월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의 급증을 감당할 수 없었다.

지난달 전세대출 취급 속도 조절에 나섰으나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결국 올해 당국의 목표치를 맞추려면 대출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했다. 11월까지 3개월간 가계대출 잔액 변화 추세를 관망한 뒤 12월 여신 정책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장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올 6월 말 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총 247조1684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54.06%에 해당하는 133조6249억원이 가계대출로 구성됐다. 같은 시점 중소기업대출과 대기업대출은 94조6036억원, 12조873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원화대출금의 38.27%, 5.21%를 차지한다.

그런데 반년 새 증가율을 보면 가계대출이 두드러진다. 가계대출은 6개월 새 5.7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과 중기대출은 각각 2.19%씩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액으로 보면 차이가 더 눈에 띈다. 반년 새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을 합쳐 2조2985억원 증가한 데 비해 가계대출은 그 3배가 넘는 7조2927억원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출처=농협은행

특히 농협은행은 6월 말 기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5.77%에 달하며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기도 했다. 올해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5~6% 선으로 잡았는데 반년 만에 이미 이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영업점을 중심으로 현장지도를 강화하도록 주문하고 여신 담당 임원들에게 대출 속도 조절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반기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 추이를 살펴보면 매달 꾸준히 가팔랐음을 알 수 있다. 1분기에는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주담대는 매달 전월 대비 1%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고 집단대출은 적게는 0.87%에서 많게는 2.29%의 증가율을 보였다.

2분기에는 전세대출이 부쩍 늘어났다. 4월(1.07%), 5월(2.09%), 6월(3.11%) 등 갈수록 증가 폭도 가팔라졌다. 4월에는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전월 대비 4.13%의 성장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농협은행의 상반기 가계대출은 특정 부문 가릴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사실 1년 전에도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성장률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상반기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5.04%를 기록했다. 다만 기업대출이 더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 올해와 달랐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각각 22.51%, 6.33%에 달했다.

아울러 작년에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해 대출총량 규제가 비교적 느슨했다면 올해에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급등하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다시 정부가 타이트하게 관리에 나섰다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농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 정책을 펼쳤다.

*출처=농협은행

그 결과 7월부터는 정부의 가계대출 성장 권고치를 훌쩍 넘어서게 됐다. 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7월 말 기준 7.11%, 8월 말 기준 7.56%로 계속해서 늘었다.

특히 6~7월께 집단대 등 급증세를 잡지 못한 영향이 컸다. 6, 7월에는 농협은행 집단대의 전월 대비 증가율이 각각 1.63%, 2.34%로 유독 높았다. 대출 속도 조절에 돌입한 지난달에도 집단대는 전월 대비 1.7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8월 전세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0.61% 줄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달 24일부터 농협은행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11월 말까지 전면 중단하게 됐다. 8월까지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각각 7조4831억원, 1조8780억원씩 증가했다. 전체 원화대출금 증가분의 66.39%에 이른다.

물론 농협은행이 설명한 것처럼 2~3년 전에 실행하기로 한 아파트 중도금대출 등이 최근 몇 달 새 집행되면서 가계대출이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이미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여력(buffer)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각각 1.48%, 1.71%에 그쳤다. 농협은행과 달리 올해 당국 목표치의 절반(2.5~3%)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경우 갑작스레 중도금대출 등이 늘어도 총량을 관리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여신정책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분기별로 가이드라인을 갖고 감독당국의 기준치보다 낮게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농협은행은 반년 만에 목표치를 다 채우면서 내부 (여신) 정책을 잘못 펼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특단의 조치를 통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목표 수준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상반기 5.04%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기록한 농협은행은 연말 기준으로는 12.35% 성장한 수준에서 마무리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현재 전세대출과 주담대 신규 대출을 약 3개월 간 걸어 잠근 상황이다. 집단대 역시 기 실현된 건을 제외하고 추가 승인은 내주지 않고 있다. 생활안정자금을 목적으로 별도 승인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주택 관련 대출은 전부 중단한 것이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 농협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연봉 100%' 수준으로 맞추고 그마저도 1억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막아뒀다.

가계대출을 꽁꽁 묶어놓은 만큼 이밖에 별도로 여신 정책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농협은행은 신규 대출을 약 3개월 간 중단한 동안 일부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 어느 정도 당국의 관리 한도를 맞출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다만 정확히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11월 30일까지 대출 잔액의 감소세 추이를 모니터링해 마지막 12월 여신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3개월 후에도 목표 달성이 요원할 경우 대출을 재개하더라도 다른 은행처럼 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총량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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