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공모채 산뜻한 데뷔…금리·수요 다 잡아 [Deal Story]첫 수요예측에서 3배 오버부킹…비우량채 투심 회복, 수소경제 기대감 효과
최석철 기자공개 2021-09-09 08:00:4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퓨얼셀(BBB0/안정적)이 사상 첫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금리 측면에서도 공모희망금리밴드 하단에서 모집액을 충족하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수소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심이 몰렸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동안 위축됐던 BBB급 비우량채에 대한 투심도 되살아났다.
◇밴드 하단 대비 -30bp에서 모집액 충족...증액 발행 유력
두산퓨얼셀은 8일 공모채 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 단일물로 ESG채권 중 하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신영증권과 유진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번 공모채는 두산퓨얼셀이 2019년 두산에서 인적분할된 뒤 처음 발행하는 회사채다. 시장에서는 초도 발행인 데다 최근 BBB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싸늘해진 점 등을 들어 흥행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요예측은 예상 외의 대규모 흥행이었다. 전체 참여금액은 모집액의 3배가 넘는 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두산퓨얼셀과 주관사단은 이번 공모채의 공모희망밴드를 연 4.0~5.5%의 절대금리로 제시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대다수 기관투자자가 밴드 하단에 주문을 넣으며 발행금리를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수요예측 결과 밴드 하단보다 30bp 낮은 3.7% 수준에서 54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지난 3일 BBB0등급 2년물 회사채의 평균 등급민평 수익률이 5.549%라는 점을 감안하면 등급민평 대비 180bp가량 낮은 금리다.
흥행에 힘입어 두산퓨얼셀이 증액을 결정할 가능성도 높다. 두산퓨얼셀은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산퓨얼셀이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설비 구축에 12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한 증액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최종 발행금리 수준을 감안해 증액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3.81% 수준에서 750억원이, 4.4% 수준에서 1000억원이 각각 충족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측면을 고려한다면 약 750억원 수준까지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BBB급 회사채 미매각 고리 끊어...대어급 IPO 앞두고 하이일드펀드 다시 분주
하반기 들어 BBB급 이슈어가 연이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했지만 두산퓨얼셀이 이를 끊어낸 모습이다. 두산퓨얼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공모채에 대한 투심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거둔 결과다. 녹색채권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시각 역시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BBB급 공모채가 약 한달여 만에 등장한 만큼 상대적으로 비우량채를 매입하려는 기관투자자가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BBB급 공모채의 주요 투자자인 리테일과 하이일드펀드가 골고루 참여했다.
하반기에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IPO가 공모일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기 위한 하이일드펀드의 움직임도 다시 바빠졌다. 하이일드 펀드에 편입된 자산 중 BBB급 회사채나 코넥스 주식 등의 비율이 45%가 넘으면 자산운용사는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두산퓨얼셀 본연의 사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도 뜨거웠다. 지난 8월말 정부가 전기·수소차 배터리 정책을 발표하고 9월 현대차·SK·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참여하는 수소기업협의체가 출범하는 등 수소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기자재 공급과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장기 유지보수 용역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이후 두산중공업과 함께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도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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