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산개발, 그룹 지원 속 중국 롯데타운 2기 '사활' 완전감자 후 증자, 선양법인 투자…기존 주주 롯데물산 불참
신민규 기자공개 2021-09-13 13:44:0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자산 대부분을 그룹 계열사에 넘긴 롯데자산개발이 증자대금을 바탕으로 중국 선양 프로젝트에 주력할 전망이다. 자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당장의 경영난을 막은 뒤 후속 개발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유상증자 실시 전에 완전 무상감자가 선행적으로 이뤄지는데 기존 주주인 롯데물산을 배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2대주주인 롯데물산은 이번 증자에 대해 판단을 달리했다. 주식소각 이후 증자에 불참해 주주명부에서 빠질 전망이다.
나머지 주주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도 감자과정에서 지분을 잃긴 했다. 하지만 그룹 중간 지주사 입장에서 롯데자산개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반적인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증자에 참여해 주주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대상으로 2339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일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2090억원 가량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호텔롯데는 1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나머지 물량에 대한 증자 참여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증자는 내달 이뤄지는 완전 무상감자 이후 이뤄지게 된다.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을 소각한 뒤에 증자를 시작하는 셈이다. 주주 가운데 롯데물산이 증자에 불참할 예정이라 미리 주주명부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기존 주식을 유지한채로 증자를 진행하면 불균등 증자 구도가 될 수 있었다.
롯데물산은 롯데자산개발 기존주주로 지분 32%를 들고 있었다. 계속기업으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정도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증자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다른 주주인 롯데지주(60.47%)와 호텔롯데(7.19%)는 그룹 중간지주사 입장에서 롯데자산개발의 사업유지 여부가 신인도와 직결된다고 내다봤다. 증자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본 셈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수혈된 자금으로 당장 차입금을 상환해야될 만큼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800억원 가량 초과했다. 정상적으로는 부채 상환이 불가능해 사업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다. 증자대금 23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해 급한 불을 끌 전망이다.
남은 자금으로는 중국 선양 프로젝트에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증자대금 중 1300억원 이상을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Lotte Properties (Shenyang) Limited, 이하 선양법인)에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자산개발의 보유지분이 37.17% 가량 되던 곳인데 추가 지분 취득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 지분의 취득원가가 13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로 보유지분이 두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자산개발이 사실상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진행하는 셈이다. 이전까지 선양법인 주주에는 롯데자산개발 외에 롯데건설(31%), 롯데쇼핑(17.93%) 등이 있었다.
선양 프로젝트는 청두 프로젝트와 함께 롯데의 중국사업 양대축이었다. 롯데는 2008년부터 중국 동북부 중심지인 랴오닝성 선양에 3조원 규모의 대형 롯데타운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선양 롯데타운은 축구장 23배 면적(16만㎡)으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의 약 2배 규모에 달한다.
롯데는 이곳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 영화관, 놀이 시설, 아파트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 1기 사업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2기 프로젝트에서 발목이 잡혔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더해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친 탓에 사업 진척이 어려워졌다. 롯데자산개발이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지만 프로젝트를 당장 가동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선양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롯데자산개발이 국내에서 하는 사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 마곡지구와 은평 거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마곡엘엔타워 사업의 경우 개발 부지가 올해 롯데건설에 이전됐다.
이밖에 롯데자산개발이 유지해온 자산관리용역사업 및 공유오피스사업을 롯데물산에 넘겼다. 롯데쇼핑이 쇼핑몰사업을 양수받고 롯데건설이 주거운영사업을 맡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조정됐다.
계열사에 넘기는 매각예정자산 규모만 9600억원에 육박했다. 매출규모로 따지면 1400억원 가량이 빠지게 됐다. 이전까지 매출은 분양매출 외에 임대, 관리, 용역 등으로 분산돼 있었다. 자산을 계열사에 넘겨주면서 매출 구성도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자산개발은 건축자재 판매업을 하던 케이비수림을 2007년 롯데컨소시엄이 지분 전액을 인수해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롯데그룹 편입 이후 그룹차원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했다.
대규모 복합개발을 비롯해 자산유동화, 주거 및 상업시설의 운영, 관리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산업 전단계에 걸친 종합부동산 회사를 표방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회사의 핵심역량을 개발사업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롯데자산개발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본평가에서 BBB+에서 BBB0로 한노치 떨어졌다. 안정적 아웃룩이 달려 있다. 2017년 이후 지속된 영업적자에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황이 반영됐다. 당시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한노치 상향조정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그룹 중간지주사 입장에서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선영 프로젝트를 포함해 개발사업을 기존대로 영위할 예정이고 사업을 청산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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