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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M&A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잰걸음' 이뮤노믹·베리스모 이어 지트리비앤티 인수…현금자산 뒷받침

이아경 기자공개 2021-09-17 07:19:4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으로 출발한 에이치엘비가 M&A를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메디포럼제약(현 에이치엘비제약) 인수로 제약사업을 확보했고, 올해는 신약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위한 바이오벤처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금 조달에서는 에이치엘비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에이치엘비를 비롯한 넥스트사이언스 등 계열회사 총 6곳은 최근 백신유통 및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지트리비앤티 인수를 결정했다. 지트리비앤티의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미국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에 Pre-BLA 미팅 신청을 준비 중인 단계다. 개발 속도가 앞선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단 점을 높게 산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표적제 '리보세라닙' 중심에서 다각화된 후보 신약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다. 리보세라닙은 말기 위암 임상을 마치고 미국 FDA의 판매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트리비앤티 인수에 앞서 회사는 미국 신약개발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미국 면역치료플랫폼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기업인 이뮤노믹(Immunomic Therapeutics)과 미국 CAR-T 치료제 개발벤처인 베리스모(Verismo Therapeutics)다. 이뮤노믹에는 총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41%를 확보했고, 베리스모에는 56억원을 투자했다. 에이치엘비제약도 베리스모에 112억원을 투입했다.

두 회사를 인수를 통해 에이치엘비는 기존 항암 치료제 외에 신약 범위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이뮤노믹은 각종 종양 및 알레르기에 대한 면역치료제 사업을 다루고 있으며, 대표 파이프라인은 교모 세포종 치료제로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베리스모를 통해선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CAR-T가 중국 항암제 시장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베리스모는 상용화 가능한 고형암 타깃 CAR-T 개발이 목표다.

아울러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위해선 리보세라닙 원 개발사인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리보세라닙 전세계 권리(로열티 수취 권리)를 인수했고, 스웨덴 오아스미아 파마로부터는 항암제 아필리아(Apealea)의 글로벌 권리도 사들였다.

에이치엘비의 공격적 M&A는 넉넉한 자금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말 기준 에이치엘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17억원이며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제약, 에이치엘비파워, 넥스트사이언스 등 코스닥 상장 계열사 총 5곳을 합하면 약 2500억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할 경우 현금성자산은 3000억원 이상이다.

다만 이 같은 사업 확장 노력이 시장의 지속적인 호응을 얻으려면 신약 허가라는 과제가 먼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는 지트리비앤티 인수 발표 다음날 주가가 전일 대비 6.43% 하락했으며, 지난 4월 베리스모에 대한 투자 이후에도 주가는 3만원 중반대에서 큰 변동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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