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 돋보기/신협중앙회]자산시장 호황에도 2%대 아쉬운 수익률⑥채권 중심 포트폴리오 한계, 수익성 제고 올해 주식 비중 늘려
김규희 기자공개 2021-09-24 07:31:49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로 출범 61년차다. 부산에서 자그마한 협동조합으로 시작한 신협은 그 사이 전국 883개 지점, 자산규모 117조원의 거대조직으로 성장했다. 주민 경제 자립과 교육·복지사업 등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다루는 기관임에도 경영 투명성은 미흡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신협의 사업과 조직 현황 등을 비롯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협중앙회는 전국 단위조합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기 위해 자체 수익사업을 실시한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예금, 대출 등 금융업무를 하지 않는 대신 공제(비영리 보험)사업과 신용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자금운용은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지역 조합은 매년 납입하는 회비 외에도 의무 예치금과 여유자금을 중앙회에 보내고 있다. 중앙회는 이렇게 모인 자금 등을 자산운용 자금으로 활용한다.
◇ 국공채 중심 채권 비중 73%, 지난해 수익률 2.98% ‘저조’
신협중앙회는 내부적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지역 신협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중앙회가 방어막이 돼줘야 하는 만큼 손실을 최소화하고 여유자금의 실질가치를 보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신협중앙회가 운용한 자금 규모는 총 14조5498억원이다. 2019년 15조229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규모가 소폭 줄었다. 유가증권 10조2958억원, 여신 3조2946억원, 현금 및 예치금 등 단기자금 6862억원, 기타 무수익성 자산 2732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운용수익률은 2.98%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일 수밖에 없다. 코스피지수가 1900대까지 떨어졌다가 28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완전히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순 없지만 국민연금은 같은 환경에서 9.5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공공기금과 비교하면 포트폴리오 구성은 다소 공격적인 편이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금은 은행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중앙회는 공공기금이 아닌 만큼 유가증권 비중을 높게 가져갔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지난해 채권 운용 규모는 7조5095억원에 달했다. 전체 유가증권 10조2958억원 중 72.9%에 달하는 비중이다. 신협중앙회는 구체적인 채권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국공채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채권 수익률은 2.41%로 전년 2.44% 대비 0.03%p 하락했다. 지난해 기준금리와 함께 국공채 금리가 인하하면서 전반적인 채권수익률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체투자에는 2조4407억원을 할애했다. 유가증권 중에서 23.7%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이 구조화증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구조화증권은 증권에 옵션, 선도, 스왑 등과 같은 파생상품이 내장된 증권으로 중앙회가 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 내부 구조는 공개되지 않아 수익성을 중심으로 했는지, 안정성을 높였는지 등을 파악할 수 없다. 지난해 수익률은 4.35%로, 전년 5.58%와 비교해 1.23%p나 하락했다.
신협중앙회가 운용 중인 포트폴리오는 주식 비중이 적다. 유가증권 규모의 3.4%에 불과하다. 전체 여유자금과 비교하면 비중은 2.4%로 떨어진다. 수익률은 4.89%로 전년 6.55% 대비 1.66%p 하락했으나 여유자금 운용부문에 가장 높은 수익률이었다.
회원 조합이나 기업을 상대로 한 여신 규모는 3조2946억원으로 전체의 22.6% 비중으로 운영됐다. 수익률은 3.75%로 전년 4.08%와 비교해 줄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마진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현금 및 예치금 등 당기자금은 6862억원으로 1.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무수익성자산으로 분류되는 기타자산 규모는 2732억원이었다.
◇ 수익률 개선 ‘목표’ 포트폴리오 조정, 올해 채권↓주식↑
신협중앙회는 다소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을 연간 허용범위 안에서 소폭 확대하기로 했다. 대체투자부문에서도 수익기반 마련을 위해 중위험·중수익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여신 비중은 농·소형조합 지원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통화량 팽창에 따라 등락이 예상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미국 연준 및 재무부가 일본의 장기침체 사례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해 금리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봤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p 인상을 결정했다.
주식시장은 올 1, 2분기 이익 개선 기대감과 함께 기저효과 극대화로 인해 연간 주가 정점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중앙회는 올 상반기 채권비중을 67.5%로 낮췄다. 지난해 말 72.9%와 비교하면 5.4%p 줄였다. 대체투자와 주식 비중은 전년 대비 높게 가져갔다. 대체투자는 기존 23.7%에서 27.5%로, 주식은 3.4%에서 5.0%로 늘렸다.
올 상반기 수익률은 지난해와 유사한 2.97%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에서 5.3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채권과 대체투자, 여신, 단기자금 등 주식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수익률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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