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위기…국내 회사채 시장 영향 '제한적' [Market Watch]금리인상 우려 맞물려 투심 위축 가능성 예의주시
강철 기자공개 2021-09-27 10:22:0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헝다그룹(Evergrande)이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번 이슈는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업계에선 헝다그룹 위기가 국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번 이슈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로 인해 가뜩이나 침체된 기관과 발행사의 투자 심리를 한층 위축시킬 수 있는 점에는 주목한다.
◇이미 기술적 디폴트 상태…中 정부 구제 여부 관심
헝다그룹은 2025년 9월 만기 도래하는 40억위안 회사채에 대한 이자를 이날 지급할 예정이다. 이자 규모는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이다. 다만 같은날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화 채권 이자 993억원에 대해서는 상환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자 지급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부채 규모만 약 355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이 디폴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 이자 지불 기간을 놓친 만큼 이미 기술적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헝다그룹이 파산 상황에 처해도 중국 정부가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의 디폴트 위기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뉴욕, 유럽, 홍콩 등 세계 주요 증시는 부도설이 불거진 지난 20일 대거 급락했다. 디폴트의 파급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다음날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채무 이행 여부에 따라 다시금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리스크는 상존한다.
헝다그룹이 파생한 위기는 국내 금융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23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최근 1개월 사이 최저 수준인 3120까지 하락했다.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한달만에 다시 1180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헝다 리스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으로 헝다그룹 파산 우려로 인한 글로벌 금융 시장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도 번질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미리 대비할 계획이다.

◇단기물 시장 일부 영향 가능성
헝다그룹이 촉발한 실물경제 리스크는 국내 회사채 시장 수급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선 국내 DCM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크레딧 시장 전체의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가가 급락했을 때 카타르 국립은행 자산을 담보로 한 ABCP 발행이 원활치 않았던 전례처럼 이번 사태가 국내 단기물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그러나 국내 부동산 관련 부채 규모와 커버리지를 감안할 때 헝다의 디폴트가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헝다그룹의 위기가 간접적으로 야기할 수 있는 파급에 더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로 가뜩이나 수급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슈가 기관과 발행사의 연쇄 투자 심리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회사채 시장은 기준금리가 0.5%에서 0.75%로 오른 지난 8월 26일을 기점으로 빠르게 얼어붙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재차 올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당초 예정한 발행을 취소하거나 시점을 연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회사채 금리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이로 인해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도 더 벌어지는 등 시장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크레딧 약세 분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지금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면 기관과 발행사가 헝다그룹 위기에 개의치 않고 활발한 투자와 조달을 이어갔을 것"이라며 "업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다보니 헝다그룹처럼 크레딧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이슈에도 시장 플레이어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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