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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호 사장, ㈜신세계 '작은 전략실' 이끈다 휴젤 대체재 '신사업 장착' 특명, 그룹 가교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로

김선호 기자공개 2021-10-06 08:10:0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5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정호 ㈜신세계 사장(사진)이 대표에서 물러나 그룹의 ‘작은 전략실’로 불리는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을 맡게 됐다. 휴젤 인수를 철회했지만 인수합병(M&A)을 다시 추진하고 신사업을 장착하기 위해 기획전략본부에 힘을 싣는 인사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2022년 정기인사’를 올해 10월 초로 앞당겨 실시한 가운데 차 사장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이동시키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백화점부문의 서정모 재무기획팀 담당과 서민성 코스메틱팀장을 각각 상무와 상무보로 승진시키며 조직을 강화했다.

기존 신세계그룹의 전략실은 주요 계열사 ㈜이마트와 ㈜신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신세계그룹 권혁구 사장이 그룹 전략실에서 전반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 작은 전략실로 불리는 백화점·이마트부문의 기획전략본부가 세부 사항을 조율해나가는 체제였다.

그중 이마트부문 기획전략본부의 업무는 지난해 ㈜이마트로 대부분 이관됐다. 그동안 M&A를 추진했던 이마트부문 기획전략본부가 현재는 대외협력 기능만 남아 있는 이유다. 이명희 회장의 장남 정용진 부회장으로 승계가 진행되면서 ㈜이마트에 무게가 실렸다.

이와 달리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는 이전과 같이 운영됐다. 올해 ㈜이마트가 SK와이번스·W컨셉·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서면서 변화를 겪었지만 ㈜신세계는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그룹과 ㈜신세계를 이어주는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가 유지됐다.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는 이번 정기인사 이전까지 고광후 전 부사장이 이끌었다. 1962년생인 그는 198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 영업관리 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에서 해외 패션브랜드 바이어를 경험했다.

2010년부터 4년 동안은 경쟁사 롯데쇼핑에 몸을 담았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점장을 맡은 후 2012년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해외명품부문에서 첫 임원을 달았다. 그러다 2013년 말 ㈜신세계 복귀하고 2017년 전략본부장 부사장보에 올라 까사미아 인수를 주도했다.

이번 정기인사에 따라 고 전 부사장의 뒤를 이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자리를 이어받은 인물이 차 사장이다. 부사장이 이끄는 기획전략본부가 이번에 사장급 조직으로 올라서게 된 셈이다. 이러한 인사 배경은 휴젤 인수 철회에 대한 후속 조치 차원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부터 ㈜신세계는 휴젤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철회했다. 인수가격이 2조원까지 높아진 것도 인수를 철회한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신세계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통합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휴젤 인수를 반대했던 인물이 차 사장이다.

이를 비춰보면 정유경 총괄사장으로서는 오히려 휴젤 인수를 반대한 차 사장에게 책임을 지고 신사업을 위한 M&A 추진 업무를 맡긴 셈이다.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가 보다 주도적으로 신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임원을 보강하는 조치도 이뤄졌다.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에 속한 임원은 이전까지 고 부사장 밖에 없었지만 이번 인사로 차 사장을 비롯한 재무기획팀의 서 상무와 코스메틱팀장 서 상무보가 자리하게 됐다. 이외에도 백화점부문 재무기획팀장과 온라인사업팀장은 외부 수혈된 임원으로 채워진다.

이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백화점부문 작은 전략실은 기존 1명에서 차 사장을 포함한 5명 이상의 임원이 자리한 조직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정 총괄사장이 확고한 ㈜신세계 M&A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차 사장이 ㈜신세계 대표에서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이동히면서 기획전략본부가 부사장에서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됐다”며 “차 사장은 이를 통해 백화점부문 계열사의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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