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5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다시 480조원을 돌파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으로 성장한 셈이다.하지만 다시 부활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양극화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대형 자산운용사는 더 커졌고 소형 자산운용사는 쪼그라들었다. 소형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차라리 전체시장이 축소된 것만 못하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전만 해도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루키'라는 말이 통했다. 좋은 투자수완과 전략을 보유했다면 작은 자산운용사라도 기대를 받았다. 최근에는 신장개업을 찾기 어렵다. 간판을 걸었다가도 이렇다할 펀드 하나 설정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는 자산운용사가 부지기수다.
1년 넘게 이어진 수탁전쟁이 가장 큰 몫을 했다. 소형 자산운용사는 수탁전쟁에서 참패 중이다. 수탁업계는 소형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수탁을 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높은 수탁수수료와 까다로운 수탁조건을 내걸었다.
수탁 수수료는 1년 전과 비교해 10배까지 올랐다. 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10bp룰'이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암묵적인 수탁 허들도 만들어졌다. 상장증권에 투자해야하고 최소 설정액은 1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비상장 투자 등에 강점을 지녔던 전문 사모 자산운용사는 투자전략부터 문제가 됐다. 많은 소형 자산운용사들이 궤도에 오르기 전 앞길이 막혔다.
멀티전략 유망주로 거론됐던 한 하우스는 부실 펀드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투자자문으로 사업궤도를 급선회했다. 법률 전문가 출신으로 꾸려졌던 또 다른 하우스는 목표했던 신규펀드를 출시하지 못한 채 코스닥벤처·공모주 펀드 등 선배 운용사들의 전례만 밟고 있다.
수탁전쟁으로 소형 자산운용사가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는 사실 해묵은 걱정이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직후부터 같은 논쟁은 끊임없이 나왔다. 문제는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탁전쟁을 중재할 자격과 힘은 금융당국에 있다. 돈의 흐름은 빨랐고 뒷받침할 정책은 턱없이 느렸다.
금융당국은 수탁은행 가이드라인으로 수탁전쟁이 해소되리라고 전망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수탁은행 가이드라인이 수탁사에 감시 의무를 더 지우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수탁은행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 전 단계부터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소형 자산운용사의 목을 조를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장의 투자자본에도 한계가 있다. 투자자금의 무게추는 이미 대형사로 급격하게 쏠렸다. 금융당국의 수탁사 가이드라인 목표가 소형 자산운용사의 멸종이 아니라면 조금 더 세심한 정책수정이 필요한 때다.
사모펀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험자본 육성'이다. 자본시장이라는 단단한 바위에 모험자본이라는 계란을 던질 도전자는 전문 사모운용사가 아닐까. 내실 없이 몸만 자란 사모펀드 시장은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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