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 투자' 롯데글로벌로지스, 조달 카드 다변화 녹색채권부터 세일앤리스백까지, 단 외부 차입 증가로 재무구조 악화···유증 추진 '관심'
양도웅 기자공개 2021-10-20 07:40:5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다양한 자금조달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택배 물동량 증가 등 업황 호황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지난 2년여간 은행 대출과 사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녹색채권도 발행했다.올해 상반기엔 김포마트온라인센터을 유동화해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단 일련의 자금조달 방식 대부분이 외부 차입인 까닭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는 악화했다. 추가 허브-터미널 구축을 검토 중인 회사가 향후 어떤 자금조달 카드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동량 급증에 대비해 최근 2년여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투자로는 충북 진천군에 '중부권 메가-허브 터미널'와 경기 여주에 의류통합물류센터, 그리고 경남 양산군에 영남권 통합물류센터 구축이 있다. 올해 영남권 통합물류센터 운영 개시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차례대로 각 터미널과 센터의 운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회사가 허브-터미널과 물류센터 구축 등에 투입한 자금은 총 600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년간 △물류 운송 사업 △창고 운영 및 재고 관리 사업 △항만 운영 사업 등을 통해 거둬들인 현금(총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491억원, 152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규모의 투자인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 회사는 과거와 달리 조달 카드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브-터미널과 물류센터 투자를 본격화한 2019년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은행 대출과 사채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2019년 하반기 말 4802억원이었던 총차입금 규모는 2021년 상반기 말 6799억원으로 41.6%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 1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새로운 물류센터 등에 적용할 플랫폼 구축과 전기차 구매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년여간 은행 대출, 사채 발행 규모 모두 증가했지만 가장 크게 늘어난 부문은 사채 발행 규모였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에는 김포마트온라인센터의 건물과 기계 등을 같은 그룹 계열사인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세일앤리스백(Sales & lease back)을 했다. 세일앤리스백은 기업이 소유한 건물, 토지, 기계 등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고 이를 다시 빌려쓰는 자산 유동화 방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얻은 매각대금은 440억원이다.
이처럼 회사는 은행 대출과 녹색채권, 그리고 세일앤리스백 등 그야말로 쓸 수 있는 자금조달 카드 대부분을 쓰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한 점은 주의해서 봐야할 부분이다.
2019년 하반기 말 291.8%였던 부채비율은 2021년 상반기 말 311.9%로 20.1%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24.1%에서 30.2%로 6.1%p 올랐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차입금의존도는 30% 이상일 때 재무구조에 경고등인 커진 것으로 평가한다. 투자금 조달이 대부분 외부에서 차입하는 형태로 이뤄진 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회사가 추가 투자금 조달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된다. 그간 외부에서 적지 않게 자금을 조달한 만큼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해 이번엔 내부 유보금, 유상증자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48억원(연결기준)으로 적지 않다. 단 유동비율이 92.6%로 낮아 실제 활용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장한 롯데렌탈이 부진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어 롯데지주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상장 등을 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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