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늘어나는 금리 부담, 회사채 발행 시장 냉각 본격화 [Market Watch]수요 감소 A급 불안 지속, 내년 연기 기업도 늘 듯

오찬미 기자공개 2021-10-29 08:15:5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이 조기 마감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이달 말을 끝으로 공모채를 준비하는 이슈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금리 인상 우려에 기업과 투자자 모두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9월 이후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2년물 이하 A급 채권 위주로 수요가 급격히 둔화됐다. 연내 조달이 필요한 A급 기업들은 10월까지 이미 발행을 서둘렀거나 아예 내년으로 시기를 미뤘다. AA급 이상 채권과 BBB급 채권에 한해 수요가 남아 연말까지 간간이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 줄어드는 투자 수요, A급 단기물 수급불균형 '뚜렷'

올 3분기 이후 발행시장은 한껏 위축됐다. 회사채 수급 불균형이 극대화되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이 떨어졌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올해 평균 3.96배보다 낮은 2.6배 수준을 보였다.

AAA급은 모집액의 4배를 웃돈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A급 이슈어는 모집물량 수준 혹은 이를 소폭 웃돈 수준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주문이 수요예측 기간 내 들어오지 않아 미배정도 속출했다. 일부 기업은 추가 청약을 통해 완판에 간신히 성공했지만, 끝내 매각에 실패한 곳도 있었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행량 대비 투자수요가 줄어든 탓에 냉각은 확산됐다. 자산운용사 투자가 많은 2년이하 A급 수요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돼 매수세가 꺾였다. 수요 둔화로 수요예측 금리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되면서 개별 민평 스프레드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9월 중순 이후 수요예측을 통해 민평보다 발행금리를 낮춘 사례가 크게 줄었다. 그만큼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금리를 높게 써냈다는 뜻이다. 금리 부담이 커지자 증액 발행도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올 하반기 발행에 나선 기업은 대부분 모집물량을 줄이고 증액 한도 내에서 일부 증액을 검토했다.

모집액에 맞춰 발행하거나 크게 물량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금리가 높게 가산된 경우가 많았다. 최근 발행에 나선 GS(AA)는 300억원을 5년물 금리를 민평 대비 24bp 높게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A-)는 2년물에서 민평대비 17bp나 가산해 금리를 확정했다. 국도화학(A+) 역시 3년물 금리가 민평 대비 19bp나 높았다.

SK인천석유화학(A+)은 3년물과 5년물에서 모두 모집액과 비슷한 수준에 발행했지만 각각 15bp, 20bp 민평 대비 금리를 높였다. 더블유게임즈(A-)도 2년물과 3년물에서 민평대비 모두 30bp나 가산해 발행이 이뤄졌다.

◇미배정 속출, 크게 뛴 가산금리...AA·BBB급만 제한적 발행

A급 이하 단기물일수록 수요가 미달되는 경향을 보였다.

HK이노엔(A-)은 2년물과 3년물 가산금리를 민평 대비 각각 30bp, 29bp 높여야 했다. 3년물은 500억원을 증액발행했으나 2년물에서는 수요가 미달돼 추가 청약으로 모집액을 겨우 조달했다. 우리종합금융(A0)도 1.5년물과 2년물 모두 30bp씩 민평 대비 금리를 가산했다. 역시 1.5년물에서 미배정이 있었지만 추가청약을 통해 완판에 성공했다.

기관이 선별적으로 투자처를 결정하면서 이슈어의 유동성이 공모채 완판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A0)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해 2년물과 3년물에서 각각 50bp, 60bp 민평 대비 금리를 가산해야 했다. 풀무원식품(A-)도 5년단일물 발행에서 절반 이상 미매각이 나 민평 대비 20bp 높여 금리를 확정지었다. 9월 발행에 나섰던 코리아세븐(A+)도 3년물과 5년물 발행에서 각각 민평 대비 50bp, 40bp나 금리를 높였다. 5년물에서 미매각이 났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1월 중순 이후 수요예측이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중순 분기보고서 제출 시기와 맞물리면서 전후로 수요예측 공백기가 예상된다. 11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대부분이 11월 초 발행으로 연간 기업 결산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기관들도 금리 상승으로 예년보다 일찍 북클로징에 들어가면서 투자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차환 만기가 도래해 조달이 필요한 기업은 발행 일정을 내년으로 조정하는 모습이다. 현대코퍼레이션(A-), 크라운제과(A0), 한화(A+), 효성(A+), LX하우시스(A+)가 올 12월 만기 도래 채권이 있지만 조달을 강행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투자 수요가 남아있는 BBB등급 한진(BBB+)과 이랜드월드(BBB0), AA등급인 SK(AA+), 신한은행(후순위 AA+), 파주에너지서비스(AA-)는 발행을 남겨두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11월에 이어 1월 또한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결산을 앞두고 조달 시기와 관련해 많은 논의를 했다"며 "올 말 크게 벌어진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내년 연초 효과를 기대해 보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