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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카카오뱅크, '중금리' 약속 지키다 충당금 '쑥'신용손실 리스크 확대, 충당금적립률 200% 웃돌아…수익률 개선세 둔화

이장준 기자공개 2021-11-04 07:43:5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0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중금리대출 비중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익률 개선이 둔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차주에 대한 대출이 늘어나면서 신용손실 위험이 커지자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한 영향이 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3분기에만 7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79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살짝 주춤한 수준이다.

2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부실채권 매각이익(116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과 비교하면 30억원 가량 늘어났으나 성장세는 주춤했다. 영업수익 대비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1.5%에서 25.7%로 떨어졌다.

영업수익 자체는 사실상 모든 사업부문에서 늘어났다. 이자수익은 1792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수수료(fee) 수익은 386억원에서 438억원으로 증가했다. 플랫폼 수익 역시 22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판매관리비가 늘어났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가 11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와 더불어 금융자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올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는 59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1년 전 같은 기간 353억원을 전입한 것과 비교하면 69.7% 증가한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3분기에는 296억원으로 직전 분기 165억원과 비교해 충당금 전입액이 79.6%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으로 중금리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석 카카오뱅크 위험관리최고책임자(CRO)는 이번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이 3분기 들어 크게 늘었다"며 "고신용자 대출이 많았을 때에 비해 충당금 적립비율이 상대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5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말 2조232억원에 불과했던 중저신용자 대출을 올해 말 4조5702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그동안 설립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잇따른 탓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체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을 20.8%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2023년 말까지는 이를 단계적으로 30%까지 올리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올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중에서 중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에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중금리 비중을 늘리겠다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3분기에 공격적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을 늘렸다. 8월에는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새로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고신용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 일부 성장성 약화를 수반하는 조치도 취했다. 지난달 고신용 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축소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판매를 올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추후에도 중금리대출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인 만큼 충당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카카오뱅크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신용손실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고 있다는 입장이다.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충당금 적립률은 역대 최고치인 228%에 달했다. 3개월 전 198%에 비해 급등했다.

김 CRO는 "카카오뱅크는 손실에 대한 버퍼를 다른 어느 은행보다도 두텁게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며 "은행마다 크레딧코스트(credit cost)에 대한 정의는 다르지만 대출 평잔 대비 충당금 전입비용을 기준으로 보면 약 5~6bp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21%를 기록했다. 3개월 전보다 1bp 상승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NPL) 역시 515억원으로 3개월 새 12억원 가량 늘어났다. 다만 전체 여신이 늘어나면서 NPL비율은 같은 기간 0.22%에서 0.21%로 떨어졌다.

*출처=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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