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첫 신용등급 스플릿 '관점의 차이' 한신평 AA+, 한기평 AA0…플랫폼 경쟁력·건전성 등 달리 판단
김현정 기자공개 2021-10-26 07:45:4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 첫 신용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가 한국기업평가보다 1노치 높은 등급을 제시하며 스플릿(신평사간 등급 불일치)이 나타났다. 한신평은 평정에 카카오뱅크 플랫폼 비즈니스 경쟁력에 대한 점수를 좀 더 줬고, 한기평은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업황 및 제도적 환경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영향이다.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각각 21일과 22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신용등급을 내놓았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첫 신용등급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카카오뱅크의 첫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AA0,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카카오뱅크의 리테일 뱅킹 시장 내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수익성 개선세, 유사 시 정부 지원가능성, 우수한 재무건전성·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 등을 공통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다만 한신평이 한기평 대비 1노치 높은 신용등급을 제시한 이유 중 하나는 플랫폼 비즈니스 경쟁력에 대한 고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신평과 한기평 모두 신용평가 시 은행업을 기반으로 평정을 진행했다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도 한신평은 많은 부분에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조했다. 전체 수익성 개선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수익을 언급한 정도의 한기평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다.
우선 한신평은 주된 평가요소에서 ‘리테일 뱅킹 시장 내 안정적인 시장지위’와 더불어 ‘우수한 플랫폼 비즈니스 경쟁력’을 꼽았다. 안정적 아웃룩의 근거로도 ‘뱅킹 및 플랫폼 비즈니스의 사업경쟁력’을 들며 뱅킹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나란히 거론한 점이 눈에 띈다.
한신평은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월간유효사용자(Monthly Active User)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1403만명으로 은행업 내 1위로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상반기 수수료이익이 2020년 연간 수수료이익 규모를 상회하는 등 수익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금융사 외 비금융사와의 제휴 등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어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성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한신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새롭게 생겨난 모델이라 일반적인 은행산업 평가방법론 외 KIS 신용평가 일반론 등에서 플랫폼 경쟁력에 대한 부분을 평가했다"며 "은행과 플랫폼 비즈니스가 엮여 선순환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플랫폼 비즈니스를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추후 카카오뱅크의 자산건전성을 놓고는 한기평이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기평은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2020년 말 10.2%에서 2021년 말 20.8%, 2023년 말 30%로 확대할 계획인 만큼 자산건전성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신평 역시 전체적인 맥락은 같지만 현 등급 수준의 자산건전성이 훼손될 만큼의 부실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존 중금리 대출에서 확인된 카카오뱅크의 리스크 관리 능력,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대비한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전략 등을 고려해서다. 소액 다수의 리테일 여신 전략을 비춰봐서도 거액 부실화 위험은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봤다.
업황에 대한 부분에서 역시 한기평은 토스뱅크 출범, 케이뱅크 증자로 인터넷전문은행업계의 경쟁이 본격화한 점을 우려했다. 또한 확대 예정인 중저신용자 대출 부문에 대해서도 저축은행 등 타업권과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한기평이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긍정적 아웃룩은 6개월 아내에 등급 재검토에 들어가 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한기평은 등급 상향 변동요인으로 시장지위 및 수익성 개선세 지속, 우수한 재무건전성 유지 등을 제시했다.
이번 신용등급은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첫 등급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시장성 조달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다. 다만 당장의 발행은 아니고, ‘향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평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재무 지표를 살펴보면 당장 조달 필요성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대규모 IPO에 성공해 2조5226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BIS(총자기자본)비율은 19.9%로 시중은행 평균을 상회한다. 여기서 8월 IPO시 조달한 유상증자 자금을 고려할 경우 BIS비율은 3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6월 말 기준 예대율도 87.2%로 시중은행 평균을 크게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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