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인사이드/NS인베스트먼트]손태경 대표, '동아제약 연구원→VC 수장'으로 인생 2막①신약개발 13년 후 합류, '시벡스트로' 프로젝트 투자 간접 경험 영향
이명관 기자공개 2021-11-10 07:34:24
[편집자주]
벤처 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로 벤처캐피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벤처캐피탈 르네상스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환기 시장을 이끄는 주역들의 성장 스토리를 비롯한 경영전략과 맨파워,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헬스케어 섹터는 벤처캐피탈(VC)의 핵심 투자처다. 대부분의 VC가 바이오·헬스케어를 핵심 섹터로 가져가고 있다. 몇몇은 전문 VC를 표방하고 있을 정도다.대규모 모험자본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유입되면서 해당 생태계가 꾸준히 확대일로에 있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하우스가 있다. 설립 7년차에 접어든 NS인베스트먼트다. 바이오 전문 하우스로 출범해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NS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2월 바이오벤처를 투자 목적으로 설립됐다. 법인등기를 토대로 보면 사업목적으로 창업에 대한 투자 및 중소기업 투자자금 관리, 사모투자전문회사 결정 및 운용, 기업의 인수 및 합병 등의 중개 등이 기재돼 있다. 출범 초기 자본금은 30억원이다.
NS인베스트먼트의 수장은 손태경 대표(사진)가 맡고 있다. 손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대와 동 대학원을 거쳐 2003년 동아제약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동아제약 연구본부 책임연구원으로 13년을 보낸 후 동아쏘시오홀딩스 기획실, 동아쏘시오홀딩스 R&D 전략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2015년 NS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하면서 대표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신약개발을 하면서 느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변신에 나섰다. 특히 그가 VC업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데는 '시벡스트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영향을 끼쳤다.
손 대표가 동아제약에서 입사한 이후 맡은 직무는 신약개발이다. 그리고 그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다제내성균 항생제(성분명 테디졸리드, 이하 시벡스트로) 프로젝트'였다. 다제내성균은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는 소위 슈퍼박테리아라고 보면 된다. 다제내성균 항생제 프로젝트의 결과를 먼저 언급하자면 일단 대성공이다. 해당 신약은 2014년 FDA 승인을 받아냈다.
손 대표가 주목했던 점은 모험자본의 투입 시기였다. 시벡스트로는 2007년 전임상 단계에서 미국 트리어스(Trius)라는 바이오업체에 아웃라이센싱(특허기술 사용허가)했다. 전임상 단계부터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은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아제약의 첫 번째 기술수출이었다.
이후 6년 뒤인 2013년엔 미국의 큐비스트(Cubist)가 트리어스를 인수했다. 이때 책정된 기업가치는 1조원에 이른다. 이듬해 다시 큐비스트는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MSD)에 인수됐다. 시벡스트로의 판권도 머크로 넘어갔다.
사실 손 대표는 트리어스가 미국의 작은 바이오벤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트리어스는 미국 VC인 소피노바파트너스(Sofinnova Partners)와 버산트(Versant) 등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시벡스트로의 잠재력을 전임상 단계부터 알아보고 이를 미국에서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애초부터 픽빅쳐를 그리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이들 VC의 기대대로 시벡스트로는 잭팟을 터트렸다. '초기 연구과제 라이센스→ VC 투자→ 빅파마에 M&A→ FDA 승인'이라는 교과서적인 모델의 좋은 사례이기도 했다.
손 대표 입장에서 보면 초기 모험자본을 통한 자본의 이득, 더불어 제약산업의 최종 목적인 신약창출의 접점까지 미국 바이오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신약개발 전반의 '빅픽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연구기획팀, 전략팀, 사업개발팀 등을 거치며 제약사 파이프라인 구성, 투자, 임상·허가·마케팅 등 신약개발 전 밸류체인을 경험하면서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이 즈음 손 대표는 국내 제약사가 처한 현실과 마주했다.
당시 국내 제약사의 공통된 숙제는 글로벌 제약사의 성공이 끝난 제품을 후행해서 개발하는 전략이 아닌 선제적으로 신약 과제를 선정하고, 어떤 기술이나 플랫폼을 확립할지 큰 방향을 정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진도 측면에서 너무 뒤처져 있지 않은 타깃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핵심은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 여부였다.
이를 골라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에 손 대표는 미국 시장에 주목했다. 매년 쏟아지는 수십개의 신약의 근원인 초기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미국 바이오텍에 투자과정에 진입하면, 이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이 현장에 직접 뛰어들기 위해 NS인베스트먼트의 창립 멤버로 합류,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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