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수혜자 골프장]'외형 축소' 서진건설, 현금흐름 책임진 함평엘리체CC인수 3년 만에 코로나로 반등세 가속…전체 순이익 가운데 골프업 비중 44%
고진영 기자공개 2021-11-10 07:47:31
[편집자주]
골프업계 초호황 기세가 꺾일줄 모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효과로 2030 '영골퍼'가 유입돼 '풀부킹'은 물론, 쇼핑몰에선 재고로 쌓여있던 골프웨어마저 동날 지경이다.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골프장은 퍼블릭 날개를 달고, 초단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향후 추세 전망은 제각각이다. 대중화 저변이 확대됐다고 보고 시설을 늘리는가 하면 해외투어 재개로 수요 분산을 예상하는 곳도 있다. 더벨이 '위드 코로나'에 대응하는 골프장 현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진건설은 아파트브랜드 ‘엘리체’를 가지고 있는 광주 기반의 건설사다. 주택사업이 간판이지만 최근 몇년은 공사수익이 급감하면서 본업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주춤한 성장세를 지탱하는 것은 레저사업이다.이 회사는 광주일보의 자회사였던 함평다이너스티CC(현 함평엘리체CC)를 5년 전 사들였다. 인수 직후 성적은 시원치 못했으나 지금은 서진건설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 가까이를 함평엘리체CC가 책임진다.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입은 셈이다.
함평엘리체CC는 전남 함평에 위치한 27홀 규모 골프장이다. 원래 회원제였지만 2014년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반환 요청으로 경영난이 발생하자 법정관리에 돌입, 이후 매각을 통한 회생에 나섰다.
첫 번째 매각 시도가 불발로 끝난 이후 원매자로 등장한 서진건설은 거래가로 640억원을 제시했다. 인수금액 475억원과 골프할인권 165억원 등이다. 골프할인권에 대한 조건을 두고 회원들과 이견이 생기면서 딜이 무산될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합의에 도달하면서 2016년 4월 원안대로 거래가 성사됐다. 인수 형태는 운영법인인 함평엘리체컨트리클럽㈜의 지분 100%를 서진건설이 보유하는 구조다.
서진건설은 인수 이후 골프장 이름을 함평엘리체CC로 바꾸고 대중제로 전환해 경영정상화를 꾀했다. 다만 초반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법정관리 졸업 첫해인 2016년 영업적자 7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는 흑자로 전환하긴 했으나 매출 70억원, 영업이익 2억5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2018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3억원, 2억6000만원으로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된 것은 2019년이다. 매출 92억원을 내면서 전년 대비 26.5% 늘었다.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점프했는데 영업이익률이 27.46%에 달했다. 코로나 특수가 시작된 지난해는 실적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매출 115억원을 거둬 1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90% 이상 뛰었다.
서진건설 실적에서 함평엘리체CC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급격하게 확대됐다. 함평엘리체컨트리클럽㈜이 100% 종속회사인 만큼 서진건설의 연결 재무재표에 골프장 실적이 그대로 합산된다.
서진건설은 현재 외형이 감소 추세에 있다. 2018년 연결 매출이 838억원에 이르기도 했으나 2019년 387억원, 2020년 42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사수익과 분양수익이 일제히 감소한 탓이다.
이같은 실적 하락 흐름 속에 함평엘리체CC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서진건설 매출 가운데 골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2%에 이른다. 2018년 8.7% 수준에 불과했는데 중요도가 몰라보게 높아졌다.
순이익의 경우 골프사업의 기여가 더 두드러진다. 함평엘리체CC는 2018년 10억원, 2019년과28억원, 2020년 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마진이 매년 큰 폭으로 좋아졌다. 2년새 거의 5배가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서진건설이 2019년 본업에서 낸 순손실을 골프장 수익이 메웠고, 작년에는 전체 순이익 가운데 44.4%가 함평엘리체CC 몫이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함평다이너스티CC의 순이익률을 계산해보면 39.9%에 이른다. 덕분에 서진건설의 매출만 따질 때는 2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해 약 50%가 축소됐지만 순이익은 24.6% 정도가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매출이 2020년보다 230억원 정도 많았던 2016년과 비교해봐도 순이익은 오히려 지난해가 9억원 정도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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