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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FI'에 싸늘한 투심…윌링스 지배구조 리스크 '확대'②경영권 매각 공시 후 주가 급락, '시총 1000억' 하회…잔금 기한 11일 '분수령'

방글아 기자공개 2021-11-10 09:56:1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재생에너지업체 '윌링스'가 경영권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에 의존한 인수합병(M&A) 구조가 드러나자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새 주인 측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꼽힌다. 인수 컨소시엄 구성원이 각자 책임지기로 한 매입 물량을 떠넘기면서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권 매각이 결정된 코스닥 상장사 윌링스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경영권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기존 주주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시가총액 역시 1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앞서 윌링스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안강순 대표와 아내 윤미란 씨는 보유 주식 271만주(지분율 58.81%)를 제이씨투자조합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가는 이런 계획을 공시한 직전일 종가(9월27일, 3만3100원)과 비교해 40%가량 빠진 2만원대 초반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경영권 매각을 공시한 후 기존 주주의 매도세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평소 윌링스의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10만~70만주 사이였다. 하지만 공시 당일에만 거래량은 125만주를 넘겼다. 기존과 비교해 최대 1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다음날인 9월29일까지 이어졌다.


주주 이탈은 새 주인 측인 제이씨투자조합 컨소시엄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컨소시엄이 전략적투자자(SI) 없이 7개의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된 탓이다. FI만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기존 주주의 빠른 손절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경영권 양수도 계약 직후부터 컨소시엄 내부에서 새어 나온 각종 잡음이 리스크를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M&A 주축이 된 제이씨투자조합이 계약 체결 하루 만에 당초 인수키로 한 경영권 지분 135만3708주 중 일부(11만4288주)를 다른 두 구성원(휴스턴투자조합 및 나르1호투자조합)에 넘기면서 불씨를 지폈다.

인수 컨소시엄이 계약금 약 114억원을 치르고 선확보한 54만2000주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컨소시엄 구성원 5곳이 적게는 2만8571주에서 많게는 22만7724주씩 분할 매수했던 물량 일부가 장내 매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윌링스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으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컨소시엄의 잔금 납입 지연은 윌링스의 향후 지배구조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번 M&A에 참여한 피치파이낸스투자조합 2호는 대금 납입일을 이달 18일에서 다음달 21일로 미뤘다. 곧이어 제이씨투자조합을 포함한 구성원 다섯이 지난 4일이었던 잔금 납입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오는 11일로 연기했다.

결과적으로 한차례 미뤄진 잔금 납입일이 앞으로 윌링스 지배구조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존 오너인 안강순 대표는 법적 검토 결과 일주일의 연장 기한을 제공하되 11일을 마지막 기한으로 못박았다. 이날까지 자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계약을 엎고 다른 수단을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제이씨투자조합 컨소시엄이 11일까지 잔금을 지급해 인수를 매듭짓고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을 제시하는 그림이다. 적자에 빠져 있는 윌링스의 손익구조를 개선하고 책임 경영을 선보일 경영진의 면면이 드러날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돼 싸늘하게 식어버린 현재의 투심을 되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 교체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윌링스는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기대를 받으며 몸값을 높여 왔다. 2019년 7월25일 시총 6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뒤 최근 1600억원을 돌파했다. 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업계 전반에 높은 투심이 실린 결과다.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SDN, 파워넷, 동양이엔피 등도 최근 2년여 동안 평균 64%의 시총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윌링스 관계자는 "(잔금 미납에도) 계약상 바로 해지할 수 없어 일주일간의 연장 시한을 제공했다"며 "납입이 이뤄질 경우 계약 수순대로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해지하고 이후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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